"여성 비하, 외모 지적하지 마"…SNL 한강·하니 희화화에 에릭남 말 재조명

(SNL 코리아 갈무리)
(SNL 코리아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SNL 코리아'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와 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를 희화화해 뭇매를 맞고 있다. 이 가운데 가수 에릭남이 과거 SNL 촬영 당시 간디 희화화 분장 요구에 반발한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19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쇼 프로그램 'SNL 코리아 시즌6'에서는 배우 김아영이 한강 작가를, 배우 지예은이 하니를 패러디했다.

김아영은 한강 작가 특유의 조곤조곤한 말투와 눈을 거의 감은 듯한 표정, 고개를 내민 자세 등 외형적인 특성을 따라 했다. 지예은은 하니의 한국어 발음을 흉내 내고 '직장 내 괴롭힘'을 고발한 국정감사 출석 장면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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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모습에 누리꾼들은 "이게 웃기냐", "맨날 여자만 조롱하는 SNL코리아", "강약약강 수준", "정치판 풍자할 게 널렸는데 고작 한다는 게 외국인 발음이랑 노벨상 수상자 자세?", "약자만 골라서 패러디하네", "SNL 제작진의 무례함이 정도를 넘어섰다" 등 공분했다.

동시에 한 누리꾼은 "온갖 혐오 요소들 다 빼느라 몇 시간 동안 SNL 회의한 에릭남이 생각난다"며 에릭남의 과거 인터뷰를 공유했다.

앞서 에릭남은 2016년 11월 잡지 GQ와의 인터뷰에서 '여자 혐오나 성 역할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은 남자로서의 태도가 화제 됐다'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에릭남은 "저는 그게 계속 이상했다. 그냥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거 가지고 사람들이 좋은 말을 하니까 이상했다. 당연한 건데"라며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거라 편한데 그걸 의심하는 자체도 어떻게 보면 되게 이상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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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여성 비하나 외모 지적이나 그냥 하지 마라. 안 하면 되는 걸 왜 굳이 입에서 꺼내냐. 이상한 거다. 사람들이 굳이 절 콕 집어 말하는 건 부담스럽지만, 그로 인해 생각이 조금이라도 바뀐다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방송가도 무신경할 때가 많죠?'라는 물음에 에릭남은 "대본이 먼저 나오면 최대한 확인하려고 한다. 완전히 뒤집어야 해서 저만 엄청 혼나고 끝난 적도 있다. 그럴 땐 저의 센스로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에릭남은 "SNL 촬영할 때도 간디를 희화화하는 분장을 하고 나타나는 게 있었는데 그게 너무 이상했다. 미국에서 백인들이 눈 찢고 나와서 '저 한국인이에요'라고 하면 기분 나쁘지 않냐. 결국 그 부분(간디 희화화)은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이런 표현이라도 해야 방송 만드는 사람들이 '우리가 뭐가 잘못됐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제 선에서 필터링한 뒤 의견을 이야기한다"며 "물론 제 생각을 늘 지킬 순 없다.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하고 동의도 안 되는 걸 해야 하지만 내 목소리를 높여서 '진짜 아디다' 싶은 것들은 말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동시에 "제가 인지도가 높아져서 제일 좋은 점이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그게 제일 속 시원하다"고 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