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흉기에, 간첩 총탄에…목숨 던진 경찰관들, 올해의 경찰영웅

심재호 경위·이재현 경장, 2004년 피의자 휘두른 흉기에 순직
1995년 부여 대간첩작전서 총격 중 숨진 나성주·장진희 경사도

왼쪽 위부터 순서대로 나성주 경사, 장진희 경사, 심재호 경위, 이재현 경장 (경찰청 제공)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경찰청은 강력사건 피의자를 검거하다가 순직한 심재호 경위, 이재현 경장과 1995년 부여 대간첩작전 당시 순직한 나성주 경사·장진희 경사를 '2024년 경찰영웅'으로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심재호 경위와 이재현 경장은 2004년 8월 1일 서울 서부경찰서 소속 강력반 형사로 근무하던 당시 강력사건 피의자에게 습격당해 순직했다.

이들은 서울 마포구 소재 커피숍에서 발견한 피의자에게 신분증을 제시하며 동행을 요구했는데, 그 순간 심 경위가 피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쓰러졌다.

이 경장은 심 경위를 부축하며 피의자 제압을 시도했으나 결국 피의자의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두 형사는 병원으로 긴급히 후송됐으나 안타깝게도 순직했다.

정부는 위험한 순간에도 불의에 굴하지 않고 소임을 다한 두 형사에게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나 경사와 장 경사는 충남 부여경찰서 소속 경찰관으로 근무 중이던 1995년 10월 24일 무장간첩이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가 간첩과의 총격전 끝에 순직했다.

나 경사는 태조봉 인근에 매복 중 간첩을 발견한 후 도주로를 차단하기 위해 총격전 벌였으나 머리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돼 순직했다.

장 경사는 총격전 이후 산속으로 도주하는 간첩을 발견하고 끝까지 추격하였으나, 간첩이 쏜 총탄에 맞아 현장에서 순직했다.

정부는 나성주 경사와 장진희 경사의 숭고한 국가수호 정신을 기려 2계급 특진과 함께 충무무공훈장을 추서했다. 두 경찰관의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1997년 12월 부여 대간첩작전 전적지 현장에 경찰충혼탑이 건립되기도 했다.

경찰청은 2017년부터 해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헌신한 경찰관을 경찰영웅으로 선정해 그 업적을 선양해왔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전사, 순직 경찰관들의 희생과 헌신에 상응하는 예우를 갖추는 일은 경찰관들의 사명감과 자긍심의 토대를 닦는 일"이라며 "올해 말까지 선정된 경찰영웅들의 추모조형물을 건립하고, 그 참된 경찰정신과 업적을 널리 알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