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명보 형님, 전술 좀 잘 쓰지"…브라질 월드컵 때 날린 일침 재조명

('대화의 희열')
('대화의 희열')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의 불공정 논란으로 국회까지 불려 간 홍명보 감독이 "성적 안 좋으면 언젠간 경질될 것"이라며 사퇴에 선을 그은 가운데, 전 축구 국가대표이자 방송인 안정환의 홍 감독 평가가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정환이 지난 2018년 KBS2 예능 '대화의 희열'에 출연해서 했던 발언들이 갈무리돼 올라왔다.

이 방송에서 안정환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H조 최하위 성적을 거두며 실망감을 안긴 홍 감독과 함께 술을 마신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함께 지도자를 하기로 약속돼 있었다. 전 준비가 됐는데 홍 감독이 날아갔다"면서 당시 홍 감독의 국가대표 감독 경질로 자신의 지도자 길도 무산됐다고 고백했다.

이에 MC 유희열은 "까임방지권을 가진 대표적인 인물이 홍 감독이었다"며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감독으로 동메달을 획득하지 않았냐. 근데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성적이 너무 안 좋아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안정환은 "홍 전 감독이 지도자로 계속 갔으면 대한민국에 쉽게 나오지 못하는 지도자가 됐을 수도 있다"며 "물론 성적이 안 나왔기 때문에 감독이 결과를 책임져야 하니까, 아쉬운 부분이지만 결과가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은 퇴진하고 둘이 술을 같이 마시는데, 이런 얘기를 하더라. '정환아, 대한민국이 날 버렸어'라고 하면서 슬퍼하시더라. 그런 리더 역할을 많이 하지 않았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 제가 '그러니까 전술을 좀 잘 쓰지 그랬어. 형님 좀 잘하지'라고 그랬다"고 밝혀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대화의 희열')

또 안정환은 "그렇게 무 자르듯 쉽게 잘려 나가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걸 봤을 때 내가 완벽하게 준비해서 가지 않는 이상, 지도자의 길을 걷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들어가서 이 풍파, 저 풍파 맞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날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미리 준비하면 파도를 하나 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유희열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 중 하나가 히딩크 감독을 경험해 봐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외국 감독이 더 잘 지도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있다. 정말 그들의 전술이 훨씬 좋냐?"고 물었다.

안정환은 "그건 사실인 것 같다. 레벨이 다르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제가 만약 지도자를 하면 유럽에서 하고 싶다. 대한민국에서는 유럽에서 지도자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근데 그 일이 절대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안다. 그들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홍 감독은 감독 선임 과정, 경기력 등 논란을 빚은 부분에 대해 "불공정이나 특혜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감독직을 사임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