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유산으로 2주 휴가 내고 집안일 독박…하기 싫은데 어떡하죠"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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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아이를 유산한 아내가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동안 혼자 집안일을 다 했다며 불만을 터뜨린 남편이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내 유산으로 남편이 집안일 하는데 불만이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중립적으로 보이기 위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써 봤다"며 "아내가 유산 확정받고 남편은 2주간 회사 휴가를 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산부인과 방문할 땐 남편이 휴가 내고 항상 동행했고, 종일 함께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남편이 집안일을 거의 도맡아 하고 아내 멘탈을 케어해줬다"고 적었다.

아내가 유산으로 힘들어하자, 남편이 휴가를 내고 주말 동안 집안일을 해주고 아내를 돌봤다고 한다.

A 씨는 "오늘 점심, 처가댁에서 반찬을 가져와서 남편이 식사 만들어 대접했다. 아내는 남편이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뒷정리를 계속했고 쉬지 않았다"며 "부모님 식사 후 남편이 집안일을 못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남편의 입장은 아내가 아픈 것과는 별개로 식사를 준비하고 치우고 반복하는 게 힘들었다는 것이다. 남편은 "그날 회사에서 스트레스받는 일이 생겨서 점심 식사를 준비하고 싶지 않았지만, 처가 방문이 예정돼 있어서 준비했다"며 하고 나니 현타가 왔다. 근 7개월 동안 아내의 원거리 출퇴근으로 집안일에 대한 불만이 쌓여왔다가 터졌다"고 밝혔다.

동시에 "집안일 하기 싫고 내가 하는 집안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 부분이 불만"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아내는 "근 7개월간 남편이 집안일을 더 한 것은 알고 있다. 원거리 직장으로 옮겨 (집안일 하기가) 힘들었다"며 "이번에 유산되고 심적으로 힘들었다. 남편이 집안일을 제대로 한 건 10일 정도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당분간은 서로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했다. 남편은 배달, 아내는 요리"라며 "이 상황에서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기보다 현명하게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다"고 조언을 부탁했다.

누리꾼들은 "남자가 애초에 집안일은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저러는 거다", "유산 후 소파술하고 나니 면역 체계가 다 깨지고 몸이 너무 아프다. 근데 몇 주 집안일 한 게 그렇게 억울하냐? 그럼 딩크해라. 유산한 딸 보러 처가에서 오는 게 뭐 그리 싫냐", "아내가 임신하고 유산했는데 집안일 좀 더 한 게 그렇게 폭발할 일인가", "이혼해라. 가족 잃은 슬픔보다 자기 힘든 게 더 먼저인 사람이면", "유산 안 했으면 아내가 집안일 하는 게 당연하냐" 등 공분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