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속 여성, 내 아내인 것 같다"…영상 분석 맡기는 남편들 '황당'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음란 영상 속 여성이 자기 아내인 것 같다며 영상 분석을 의뢰하는 남편들에 대한 사연이 전해졌다.
1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르노 보다가 자기 부인인지 확인해달라며 찾아온다는 남편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퍼졌다.
해당 게시물에는 지난 2021년 8월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이 갈무리돼있다.
이에 따르면 '그알' 도준우 PD는 법영상 분석가 황민구 소장을 게스트로 불러 이야기를 나눴다.
도 PD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의뢰인에 관해 묻자, 황 소장은 "1년에 꼭 두세 건씩은 고정적으로 오는 사건들인데 야동을 보고 오신 분들이 많다"며 "(야동 속 여성이) 자기 아내인 것 같아서 동일인인지 아닌지 의뢰한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해당 음란 동영상에서 '일본어'가 나왔다고. 당시 황 소장은 "사모님께서 일본어를 하시냐? 언어가 다른 데 대체 왜 그러시냐"고 묻자, 의뢰인은 "아내가 옛날에 일본어를 좀 한 것 같다"고 답했다.
황 소장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보더라도 (아내와 같은 사람이) 아니었다"며 "너무 다른데 그런 영상을 가지고 와서 '돈은 얼마든지 드려도 상관없다. 의뢰하고 싶다'고 하시면 거절의 의미로 완전 큰 금액을 부른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러면 '깎아달라'고 한다. 그땐 이성적으로 다시 돌아오더라"라며 "정말 거짓말이 아니라 1년에 두세 건씩은 들어온다"고 강조했다.
이를 듣던 도 PD는 "약간 의부증, 의처증 이런 거냐? 그런 의뢰가 들어오면 분석을 해주시긴 하는 거냐"고 질문했다.
황 소장은 "맞다. 하기 싫어도 (의뢰인이) 운다. 본인이 이것 때문에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잔다더라"라며 "그래서 '만약 사모님이 아닌 거로 나오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면 자기가 수긍하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이걸 또 해결해 줘야 하는 거다. 그땐 제가 의사가 된 기분"이라며 말했다.
황 소장은 "결국 '동일인이 아니다'라고 분석 보고서를 써서 드린다"며 "지금까지 온 그런 사건 중에 99%는 동일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도 PD가 "'일치하지 않는다'라고 결과를 내면 보통 수긍하냐?"고 하자, 황 소장은 "수긍을 거의 안 한다. '내가 몇십 년 넘게 본 아내를 내가 더 잘 알지, 네가 잘 아냐?' 이런 식으로 나온다"고 토로했다.
도 PD는 "결국 원하는 답을 얻으러 온 거구나"라며 웃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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