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승 교수 "증원 철회땐 수험생 난리?…공부는 또 하면 되지만 환자는 죽어"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방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는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증원' 계획을 백지화하지 않는다면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이 힘들 것이라며 '증원 방침'을 철회하는 것이 의정갈등 해결의 열쇠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을 지냈던 방 교수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번 의료사태에서 의료계 핵심은 교수도 아니고 의협도 아닌 전공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제가 받는 느낌은 2025년 내년 증원을 백지화한다고 해도 내년 3월 전공의들이 필수 의료 쪽으로 30%가 들어오면 많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 '2026년 정원부터 원점 재검토하자'는 며칠 전 한동훈 대표 발언대로 된다면 내년 3월 필수 의료 전공의들은 거의 안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실제 의료 붕괴는 내년 3월부터 진짜 시작한다"며 "군의관, 전문의, 공중보건의 전부 다 배출이 되지 않고 의대생 증원(1509명으로) 내년 신입 의대생이 4500명이나 돼 교육할 수도 없는 등 교육계도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지난 9일부터 2025학년도 수시모집에 들어가 의대 지원생이 이미 입학정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백지화하면 수험생, 학부모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방 교수는 "난리가 날 것이지만 길거리에서 환자들이 계속 죽어 나가는 것보다는 공부는 다시 하면 된다"라는 말로 밀어냈다.
방 교수는 "학부모들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한다'고 하겠지만 사람의 생명보다 중요한 건 없다"며 "지금 의료사태를 만든 것은 정부로 얼토당토않은 '2000명 증원'을 발표하고 '의료계와는 의사 수 증원에 대해서는 토의 못 한다. 다른 걸 가지고 토의하자'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가 수시 원서 접수 때까지 시간 끌기를 해놓고 이제 와서 엄청나게 많이 양보한 것처럼 '의료계가 양보 안 하면 의료계는 아주 나쁜 놈이다'는 식으로 몰고 가는 프레임을 국민들도 아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아무리 공부가 중요하고 하지만 사람 생명보다 중요하지 않다.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정부와 대화 등이 가능하기 위한 조건에 대해 방 교수는 "우선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 2025년 정원 백지화 선언 △ 현장 의료실무자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것 등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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