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금감원 사칭' 1511억원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 29명 중국서 검거
2017년부터 항저우·다롄서 1923명에게 사기 행각
중국 공안부, 은신처 발견…조직원 4명 국내 송환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검찰·금융감독원으로 신분을 속여 1511억 원을 가로챈 중국 거점 보이스피싱 일당 2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은 중국 공안부와의 공조로 한국인 보이스피싱 총책 A 씨와 B 씨를 비롯한 29명을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총책 2명을 포함한 주요 조직원 4명은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김○○파'라고 불리는 범죄단체 조직원들로, 이 조직은 2017년부터 중국 항저우 등지에서 검찰청·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 직원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1511억 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923명에 달한다.
총책 A 씨와 B 씨는 최근 중국 다롄으로 거점을 옮겨 조직을 운영해 왔다. 이들과 함께 활동한 조직원 C 씨는 범죄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실제 검사의 사진을 입힌 가짜 공무원증을 만들어 검사인 척 연기하고, 피해자에게 구속영장을 만들어 제시하기도 했다. 다른 조직원 D 씨는 2019년 전화금융사기 콜센터 상담원으로 활동하면서도 피해금을 돌려달라고 호소한 피해자를 조롱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충남경찰청은 2020년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이래로 이들의 중국 내 소재지를 계속 추적해 왔다. 2022년 소재지를 파악한 충남청은 경찰청에 국제 공조수사를 요청했고, 경찰청은 중국 공안부와 협의해 2023년 11월까지 총 11명을 검거해 한국으로 송환했다.
이후에도 중국 공안부는 A 씨 등 주요 조직원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다 지난 3월 이들이 거주 중인 다롄 내 은신처를 발견했고, 한국인 조직원 29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경찰은 중국 공안부와 협의해 나머지 피의자들도 국내로 송환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송환은 범죄자들이 수사기관의 추적과 검거를 피하기 위해 국외에서 범행하더라도 해외 현지 경찰과의 공조로 반드시 검거된다는 점을 인식하게 한 계기"라며 "해외 범죄조직의 말단 조직원부터 총책까지 발본색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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