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골프백에 넣어 다녀"…檢, 계획범죄 결론 '구속 기소'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에게 일본도 휘둘러 살해…심신미약 아냐
"중국 스파이 전쟁 일으키려"…檢 "망상에 따른 이상동기 범죄"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아파트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남성 백 모 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백 씨가 심신미약 상태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살인과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백 씨를 23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백 씨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청구했다.
검찰은 "백 씨가 재직 중이던 회사에서 약 3년 전 퇴사한 후 정치·경제 기사를 섭렵하다 중국 스파이가 대한민국에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는 망상에 빠져 아파트 단지에서 마주친 피해자를 스파이라고 생각해 저지른 '이상동기 범죄'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월 범행 목적으로 일본도를 구입하면서 소지 허가를 받기 위해 '장식용'으로 허위 신청하고 범행 전 일본도를 소지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골프백에 넣어 다니는 등 치밀하게 계획한 범죄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백 씨가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고 봤다. 검찰은 백 씨가 △분명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사전 계획하에 범행을 저지른 점 △범행 전 '일본도', '용무늬검 검도검 장검', '살인사건' 등을 검색한 점 △범행으로 경찰에 체포될 수 있음을 인식했던 점 등을 고려했다.
이에 검찰은 "망상이 범행 동기로 작용했을 뿐 백 씨는 행위 내용과 결과, 그에 따른 책임을 판단할 수 있었던 것으로 심신미약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백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27분쯤 서울 은평구 아파트 단지 앞 정문에서 길이 120㎝ 일본도를 여러 차례 휘둘러 같은 아파트 주민 40대 남성 A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백 씨는 범행 직후 집으로 도주했지만 1시간 뒤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지난 1일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백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결과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백 씨는 "멀쩡한 정신으로 범행했다"며 심신 미약 가능성을 부인했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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