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지워' 日요구 거절 쌀과자 업체 휘청…"우리가 살린다" 국내 주문 폭발

(JTBC '사건반장' 갈무리)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유아용 유기농 쌀과자를 생산하는 업체 '올바름'이 일본 수출을 포기한 사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전남매일, JTBC에 따르면 올바름은 지난해 12월부터 일본 수출을 논의했다. 예상 발주 물량은 연 매출의 15%에 달할 정도였다.

2021년부터 제품 뒷면에 독도 지도와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문구를 넣은 쌀과자를 판매해 오고 있던 업체에 일본 바이어는 독도 지도와 문구를 지워달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큰 홍보 없이 입소문만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었던 업체는 소비 위축으로 매출이 하락하면서 공장을 짓기 위해 받은 대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수출이 성사된다면 억대 매출이 보장되는 상황이었음에도 업체 대표는 일본 바이어의 요구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로 인해 수출이 무산됐다.

전 직원은 '사건반장'을 통해 "직원들한테는 회사가 잘 돼야 우리도 먹고 사는 건데. 그거보다 독도 그림에 그렇게 집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아니, 집작하더라도 우리 생각은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라며 당시 심정을 털어놨다.

이어 "국내 판매할 때는 상관 없지만, 하나만 포기하면 회사도 살고 우리도 다 사는 거라고 얘기하니 대표도 '나도 모르겠다'고 얘기했다. 혹시 독립운동가 자손이냐고 물으니 모르겠다더라"고 말했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그는 "대표는 믿고 따를 수 있는 신뢰와 인성 가진 분이다. 역사적 관점으로 보면 훌륭한 영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보 이유를 전했다.

올바름 김정광 대표는 일본 측의 요구를 거절한 이유에 대해 "사실 자존심의 문제였다. 처음에는 사실 큰 의미 없이 집어넣었지만 착한 일을 하다 보면 착한 사람이 된다고 이런 걸 하다 보니까 자존심이 세져서 쉽게 빼기가 그렇더라"고 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우리 아버지가 독도를 되게 좋아하셨다. 그래서 '독도는 우리 땅' 노래도 맨날 집에서 틀어 놓고 늘 그걸 그렇게 부르셨다. (독도는) 아름다운 섬이고 역사적이나 지리적으로 되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 거라고 저는 늘 생각하고 있었다. 아가들이 먹는 과자인데 사실 아가들이 이거를 얼마나 보겠나. 근데 아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독도사랑운동본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독도 페스티벌'에 쌀과자를 후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상에는 "신념이 존경스럽다", "이 회사는 내수로 살려야 한다", "독도 그림 빼달라는 요구를 거절한 당신은 진정으로 필요한 애국자다", "대국심 대단하다", "어린이들에게 의미 부여를 하기 위한 거였네", "이런 기업은 국민들이 나서서 도와야 한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의 관심은 곧 주문으로 이어졌다. 업체는 지난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바름 쌀과자를 믿고 찾아주신 모든 고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방송 이후 저희 제품을 '독도 쌀과자'라고 불러주신 점 역시 깊이 감사드린다. 예상치 못한 주문 폭주로 인해 모든 팀원이 최선을 다해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번 주에는 공휴일과 택배 휴무일이 겹쳐 배송이 다소 지연될 수 있음을 양해 부탁드린다.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최대한 빠르게 배송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