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제기한 박정훈 대령 박종철인권상
"모든 영광을 하늘 나라에 있는 채 해병에게 돌리고 싶어"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일명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하다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박정훈 대령이 제20회 박종철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박종철기념사업회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관악구 박종철센터에서 시상식을 열고 박 대령에게 박종철인권상을 시상했다.
박 대령은 수상 소감에서 "채 해병의 죽음이 우리 사회에서 감춰졌던, 어두운 권력의 음침한 부분을 세상에 드러냈고, 우리 사회의 정의가 무엇인지 국민께 다시 한 번 일깨워줬고, 이 일을 어떻게 정리할지 물음을 던져준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박 대령은 "채 해병 너의 죽음은 절대 헛되지도, 허망하지도 않았다. 우리 국민이 결코 그대로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며 "오늘 상의 모든 영광을 온전히 하늘 나라에 있는 채 해병에게 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 박종철 열사의 형인 박종부 씨는 "지난 1년, 그리고 앞으로 더 힘든 싸움을 이겨내야 할, 반드시 이겨내실 분께 격려와 응원의 상을 드리게 돼 다행스럽다"며 "끝까지 같이 하겠다"고 축사를 전했다.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었던 박 대령은 지난해 7월 수해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해병대 채 모 상병 사건의 수사를 진행하다 군 수뇌부가 수사자료를 경찰로 이첩하지 말고 보류하라고 지시하는 등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방부는 이첩된 수사자료를 회수하고 박 대령을 항명 혐의로 입건했다. 이어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을 제외하고 현장 지휘관들에게만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이첩했다.
박종철기념사업회는 지난 2003년에 제정돼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온 사람이나 단체, 또는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지키고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사람이나 단체를 선정해 박종철 인권상을 시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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