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희 교수, 인권위원장 후보 사퇴…"인권위 존재 걱정하고 싸워야 할 때"
인권위, 상임위원 막말 논란 등 내외부 위기 상황 고조
한상희 교수 "시민사회 힘을 모아 인권위 제자리에 놓아야 할 때"
-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지금은 인권위원장 자리가 아니라, 인권위원회의 존재를 걱정하고 싸워야 할 때."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국가인권위원장 후보 자리에서 사퇴했다. 한 교수는 인권위원장 후보 5명 중 유일하게 인권 관련 경력을 쌓은 후보로 평가받았다.
한 교수는 2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오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의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며 "지금은 인권위원장 자리가 아니라, 인권위원회의 존재 그 자체를 걱정하고 싸워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근 인권위가 상임위원의 막말 논란 등 안팎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외부에서 인권위 정상화 투쟁을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지금 인권위는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위기 상황"이라며 "처음 위원장 자리에 지원했을 때는 인권위 내부에서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봐도 현재 상황으론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운동을 해야 할 때라고 봤다"고 밝혔다.
이어 "인권단체, 시민사회의 힘을 모아서 인권위를 제자리에 놓아야 할 때"라며 "지금 인권위원장 후보들을 보면 인권위가 제 모습을 갖출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권위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3일 인권위원장 후보로 한 교수를 비롯해 헌법재판관 출신인 안창호 법무법인 화우 고문변호사, 김진숙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김태훈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이사장, 정상환 정상환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5명을 발표했다. 한 교수를 제외하곤 모두 법조계 출신이다.
참여연대 공동대표인 한 교수는 서울시인권위원회 위원장,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이사로 활동했으며 1997년부터 지금까지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맡고 있다.
이를 놓고 3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다양성 측면에 아쉽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공안 검사 출신인 안 고문변호사를 놓고 "인권위원장에 적합한 인물인지 의문"이라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한 교수는 "인권위원장이든 위원이든 지명 과정이 더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절차 거쳐야 하는데 현재는 절차가 불투명할 뿐더러 기준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후보추천위를 거쳐 추천된 인권위원장 후보들은 대통령의 최종 후보자 지명 후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 임명된다.
인권위 측은 한 교수가 이날 후보자 사퇴서를 제출하고, 인권위원장 지명권이 있는 대통령실에도 이 같은 의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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