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사망 1주기…폭우 속 흰 국화꽃 든 교사들 "공교육 정상화"
전희영 위원장 "한 점 의혹 못 밝힌 경찰, 의지 있느냐"
행진 참가자들, 서초경찰서까지 50분간 2.6㎞ 행진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순직한지 1주기를 맞은 18일 동료 교사들이 퍼붓는 폭우 속에 모여 추모 행진을 했다. 행사를 주최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부실 수사를 규탄하면서 국회에 '공교육 정상화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이날 집중호우 속에 모인 80여명의 교사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검은 우비와 모자를 쓰고 한 손에 흰 국화꽃을 들고 오전 11시부터 서초구 서이초 사거리에서 교대역을 거쳐 서초경찰서까지 약 2.6㎞를 50분간 행진했다.
행진에 참여한 한 교사는 "나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트라우마가 남아서 몇 년간 힘들었다"면서 "서이초 교사가 순직했던 나이에 그런 상황을 겪어서 공감됐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손지은 전교조 부위원장은 순직한 교사를 추모하는 묵념 뒤 "너무 일찍 가신 선생님의 뒷모습을 기억하며 오랫동안 홀로 겪었을 고통을 잊지 않기 위해 다시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또 "지난해 여름 내내 검은 옷을 입고 거리에서 외쳤던 요구들이 일정 부분 국회에서 받아들여졌다"며 국회에서 통과된 교권보호 5법(교육기본법·초중등교육법·유아교육법·교원지위법·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을 언급했다.
동시에 손 부위원장은 국회에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법, 교사마음건강증진법, 정서·행동위기학생지원법 등을 포괄하는 '공교육 정상화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순직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규탄하는 발언도 나왔다.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은 서초경찰서 앞에서 "수개월 동안 경찰들이 조사를 했는데 한 점 의혹도 밝히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 경찰의 실력이란 말이냐, 경찰은 이 의혹을 밝힐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며 경찰의 수사 결과를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11시 50분쯤 서초경찰서에서 경찰 수사를 규탄하고 악성 민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지난해 7월 18일 서초구 서이초 1학년 담임 교사는 교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일각에서 제기된 학부모의 갑질이나 폭언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사건 발생 4개월 만인 11월 사건을 종결했다. 해당 교사는 지난 2월 순직이 인정됐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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