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화장실' 성범죄자 누명 20대 "경찰, X씹은 표정으로 억지 사과"

ⓒ News1 DB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동탄 헬스장' 화장실에서 성범죄자로 몰려 누명을 썼던 20대 남성이 경찰에게 불쾌한 억지 사과를 받았다며 다시 한번 분노했다.

지난 3일 A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억울한 남자'를 통해 경찰조사를 받고 왔다는 영상을 올렸다.

허위신고 무고 피해자가 된 A 씨는 무혐의 통지를 받은 이후의 상황에 대해 "많은 분께 축하받았다"며 7월3일 동탄경찰서에 방문해 조사를 받았다고 상황을 알렸다.

강제추행 혐의로 피의자가 됐던 A 씨는 이날 전과 반대로 무고죄 피해자로서 조사를 받았다.

A 씨는 "사실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내부에 난리가 났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달랐다. 경찰서 분위기는 한산하고 여유로워 보였다"고 했다.

경찰서에 방문한 A 씨는 '화장실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조사차 방문했다고 한 뒤에서야 경찰관의 한내로 사무실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이날 A 씨는 자신이 생각했던 사과는 받을 수 없었다. 그는 "여성청소년과장이 있었는데 상투적인 사과를 조금 하고는 일정이 있다면서 해당 인원들을 데려왔다"며 "하지만 사과하려는 태도인지, 자기 억울한 거 말하려고 나온 건지 모르겠더라. 당연히 먼저 사과할 줄 알았다. 아니었다. 팀장은 내게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시라'라고 하더라. 내가 먼저 보자고 한 것도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들은 나를 자발적으로 사과하겠다고 불렀다. 하지만 '자기네들은 수사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말하더라. 변명만 계속했다. 이럴 거면 왜 보자고 했다 싶었다. 계속해서 내 말을 끊던 한 사람은 내가 방에 들어올 때부터 X 씹은 표정을 지었다. 전혀 미안해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내가 '사과할 생각이 없냐'고 먼저 묻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악감정이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정말 객관적으로 봐도 마지못해하는 느낌이었다.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 느낌이었다. 마치 제가 악성 민원인이 된 기분이었다"며 "다들 허리가 꼿꼿하더라"라고 말했다.

A 씨는 끝까지 신고자, 현재 피의자가 된 사람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했다. 그는 "우울증을 변명으로 내세울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무고죄의 처벌 감형의 사유가 될 수 없다. 전 세계에 우울증 걸린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 그 모든 사람이 거짓말쟁이는 아니다. 이에 대해 선처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 엄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사건은 지난달 23일 50대 여성 B 씨가 화성시 한 아파트 헬스장 옆 여자 화장실에서 남성 A 씨가 자신의 모습을 훔쳐보며 성적 행위를 했다고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A 씨는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적 없다"며 무고를 주장했으나 경찰은 "CCTV 영상이 있다"고 반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찰은 A 씨에게 "학생이야? 군인이야?" "지금 나이가 몇 살이야" 등 반말은 물론, "떳떳하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 등 강압적인 발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B 씨는 지난달 27일 경찰에 허위 신고 사실을 자백했고, 경찰은 그를 무고 혐의로 입건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