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아파트 공시가격 정부 마음대로…산출 근거 공개해야"

"세수 부족해지자 공시가격 올린 것 아닌지 의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들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열린 '서울 25개구 아파트 시세·공시가격·보유세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6.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서울 지역 아파트 공시가격이 정부의 입맛에 따라 왜곡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는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현실화율)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6일 '서울 아파트 시세·공시가격·보유세 분석 결과'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현실화율은 65%로 전년보다 5%포인트(p)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공시가격은 정부가 매년 1월1일 기준으로 부동산에 대해 매기는 평가 가격이다. 현실화율은 공시가격이 시세를 얼마나 반영하는지 나타낸 지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4년에도 69%로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에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인 69%로 내렸다.

이에 대해 경실련 측은 "정부는 올해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을 동결한다 했지만, 지난해 급격한 공시가격 하락으로 세수가 부족해지자 겉으로는 시세 반영률은 변화가 없다고 밝히면서 실제로는 공시가격을 올려버린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올해 현실화율은 정부 수치와 각각 9%p, 5%p 차이가 났다.

경실련은 서울 25개 구별로 세대수가 가장 많은 아파트를 3개씩 총 75개 단지를 선정해 시세와 공시가격 변동 현황을 조사했다. 또 아파트별로 제각각인 면적을 일관되게 비교하기 위해 평당 시세와 평당 공시가격을 계산한 뒤 30을 곱해 30평형 가격으로 환산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서울 아파트 평균 시세는 9억 5000만원, 공시가격은 6억 4000만원으로 약 67%의 현실화율을 나타냈다.

이후 △2021년 평균 시세 11억 4000만 원, 공시가격 7억 9000만 원(69.3%) △2022년 평균 시세 13억 2000만 원, 공시가격 9억 1000만 원(68.9%) △2023년 평균 시세 11억 8000만 원, 공시가격 7억 1000만 원(60%) △2024년 평균 시세 11억 5000만 원, 공시가격 7억 4000만 원(65%) 등으로 집계됐다.

경실련은 정부에 △공시가격·공시지가 시세 반영률 80% 이상, 공정시장가액 비율 폐지 △공시가격·공시지가 산출 근거 및 기준 투명 공개 △무너진 조세형평성 은폐하는 공시가격 폐지 및 공시지가 일원화 △표준지 조사를 포함한 공시지가 조사 및 결정 권한 일체 지방정부 이양 등을 요구했다.

경실련 측은 "공시가격 왜곡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정권이 교체된 이후 통계 조작 논란은 또다시 불거지고 말 것"이라며 "정부가 국회와 함께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부동산 조세 체계를 구축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