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김호중 '술타기'수법으로 빠져나가…모든 국민이 알게 돼, 모방 우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가 3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2024.5.3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가수 김호중 씨가 음주 교통사고를 냈지만 음주운전 혐의는 빠져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다.

정치권도 이를 의식해 이른바 '김호중 방지법'을 발의했다.

주요 내용은 △ '술타기 수법' 사용 금지 △ 술타기를 했을 경우 가중처벌 등이다.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은 김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지만 음주운전의 경우 운전 당시 음주량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며 혐의에서 제외했다.

경찰은 마신 술의 양과 알코올 도수, 몸무게, 시간당 혈중알코올농도 감소량 등을 토대로 음주 수치를 유추하는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적용해 사고 당시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면허정지 수준인 0.031%로 추정해 음주운전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은 김 씨가 사고 뒤 2차 음주, 즉 술타기를 하는 바람에 1차 음주량이 위반 수치 아래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혐의에서 제외했다.

이와 관련해 교통사고 전문인 정경일 변호사는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씨가 술타기를 통해 빠져나온 경위를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 못했을 때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한다, 위드마크 공식에도 상한선과 하한선이 있다"면서 "1차 음주, 2차 음주를 합친 것을 측정한 뒤 (전체 합에서) 2차 음주 사실을 빼는데 이때 수치가 정확하게 빠지는 게 아니라 뺄 때는 상한선을 적용 많이 빼 1차 음주 수치가 마이너스로 나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즉 "(1,2차 합계에서) 2차 음주 부분을 많이 빼버리면 1차 음주는 적게 남아 음주 안 한 걸로 나오거나 마이너스가 나와 버려 1차 음주 사실 자체가 빠지게 된다"는 것.

정 변호사는 "법원도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하한선을 적용한 수치는 받아들이지 않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선을 선택한다"며 김호중 씨가 이 점을 노린 것 같다고 판단했다.

실무에서 이런 형태를 접한다고 말한 이 변호사는 "기존에는 몰라서 못 하신 분도 있을 텐데 김호중 씨로 인해 이제는 국민들이 다 알게 돼 심각하다"고 입맛을 다셨다.

다만 "이걸 보고 따라 해서는 절대 안 된다. 김호중 씨 음주운전은 빠졌지만 도주치상죄 형량이 훨씬 더 무겁다"며 사고 현장에서 빠져나가 '술타기'할 경우 도주치상죄가 적용돼 훨씬 엄한 처벌을 받기에 모방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정 변호사는 "2차 음주를 방지하기 위한 법(김호중법)뿐만 아니라 음주사실을 숨기기 위해서 도망가는 그 행위 자체에 대해서도 처벌하는 법안을 만들 필요가 있고 경찰과 검찰에서도 강력한 수사를 한다면 이런 행동을 막을 수 있다"며 정치권을 향해 음주운전 측정 거부, 음주운전 후 이탈죄 신설 등을 주문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