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갑질' 대구 공무원, 팔짱 사과…"그 눈빛 못 잊어" 가게 문 닫는다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치킨집 바닥에 술을 쏟아버린 대구 중구청 공무원이 이를 치워준 사장에게 되레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고 갑질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사과 태도도 논란이다.
21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대구에서 아내와 단둘이 작은 치킨집을 운영하던 A 씨는 "그 (공무원의) 눈빛을 못 잊겠다"며 결국 가게 문을 닫기로 했다.
앞서 지난 13일 대구 중구청 공무원 남성 4명이 마감 직전인 A 씨 가게에 방문해 술을 마셨고, 그중 한 남성이 바닥에 맥주를 쏟아버리는 모습이 두 번 포착됐다.
당시 A 씨 아내는 혹시 모를 미끄러짐 사고를 우려해 맥주로 흥건해진 바닥을 닦았다. 그러자 이들은 돌연 가게를 떠났다가 다시 들어와 A 씨 아내에게 삿대질했다.
남성들은 "맥주를 흘릴 수도 있지, 바닥 치우는 게 그렇게 대수냐"며 고함을 질렀고 "내가 여기 구청 직원인데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실제로 이들이 대구 중구청 공무원인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샀고, 구청장이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이 나오기 전날, 이들은 치킨집을 찾아가 A 씨 부부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이들의 사과 태도는 화만 더 키웠다.
한 명은 허리에 양손을 올린 채 A 씨를 찾았고, 또 다른 한 명은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정중한 사과의 자세가 아니었다.
A 씨는 "자세도 그렇고 껄렁껄렁하더라. 그냥 시켜서 사과한 거 같다"고 주장했다. 이번 일로 트라우마가 생긴 부부는 결국 영업을 그만두기로 했다.
A 씨는 "술에 취한 사람을 보면 좀 그럴(생각날) 것 같다. 그 아저씨의 그 눈빛을 못 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구 중구청은 이들 공무원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사과 태도 논란에 대해선 "영상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라 할 말은 없다"면서도 사과하러 간 건 맞다고 해명했다.
누리꾼들은 "사과하러 간 게 아니고 본인들의 사과 받으러 간 모습이다", "실명 공개해달라", "술 마시기 싫어서 바닥에 몰래 버려놓고서 치워준 사람한테 적반하장이라니", "공무원 너희도 옷 벗게 해주마" 등 분노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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