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男 마약 처방' 의사에 불법 촬영당한 여성 세상 등졌다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롤스로이스를 몰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가해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40대 의사의 불법 촬영 피해자가 극단 선택으로 숨졌다.
29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미디어'에는 '원장님! 스스로 목을 매는 건 어때요?'란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해 롤스로이스 사건 가해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40대 의사 염 모 씨에게 수면마취 상태에서 성폭행당하고 불법 촬영 피해를 본 여성 A 씨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염 씨는 마취에서 깨지 않아 회복실에 남은 여성 환자 10여 명의 옷과 속옷을 벗겨 성기를 촬영하고, 자기 성기를 꺼내 환자 얼굴에 갖다 대는 행위 등을 촬영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 씨의 불법 촬영 피해 여성 6인의 법률 대리를 맡은 김은정 변호사는 "지난 1월 24일 공소장 접수 후 재판이 시작돼 지금까지 세 번의 기일이 열렸고 다음 주에 한 번의 기일이 남았다"며 "수개월이 흐르는 사이에 (염 씨의) 이렇다 할 사과나 합의 과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어느 날 갑자기 피해자(A 씨) 어머님께서 급한 일이 있어서 저랑 통화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때 (A 씨가) 위독한 상태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고 얼마 전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기일이 끝나고 나서도 합의 연락이 안 와서 피고인(염 씨) 측 변호사에게 합의 생각이 없는 거냐고 여쭤봤다. 그랬더니 피해자가 여럿이기 때문에 일부 피해자와만 합의를 진행할 수 없으므로 전체 피해자와 합의하기 위해 금원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더라. 하지만 금원 마련을 위해 시간을 갖고 있는 거라고 하더라도 피해자별로 합의금을 어느 정도로 할 건지 이런 것들이 사전에 논의돼야 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만 하고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염 씨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피해 회복에 대한 노력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제 생각으로는 어차피 합의를 하더라도 중형이 예상되는 상황이니 최대한 시간을 끌 생각인 것 같다"고 봤다.
끝으로 김 변호사는 "가해자의 의중이 어떻건 간에 아무런 노력도 안 한다는 게 너무 괘씸하고 나머지 피해자분들도 안 좋은 생각을 하실까 봐 걱정된다"며 "돌아가신 피해자가 굉장히 젊은 여성이었는데 너무 안타깝고 어머님이 우시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 가해자가 최대한 엄벌에 처해질 수 있도록 양형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29일 염 씨에 대해 징역 20년에 벌금 500만 원을 구형하고, 10년간 전자발찌 착용을 요청했다. 염 씨의 최종 선고는 오는 6월 1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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