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웅 "흥민, 아시안컵 후 내 품서 한참 울었다…축구인생 가장 힘든 시간"

축구국가대표 손흥민의 부친 손웅정 감독. ⓒ News1
축구국가대표 손흥민의 부친 손웅정 감독. ⓒ News1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카타르 아시안컵 '하극상' 논란 이후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의 품에 안겨 눈물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감독은 지난 17일 SBS 8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안컵 직후 손흥민 선수가 '축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당시 아들의 힘듦을 공감했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손 감독은 "공감한다. 마지막 경기 후 먼저 카타르 공항에 나가 있었다"며 "밤 12시에 (흥민이가) 들어오는데 한참을 안아줬다. 거기서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들을, 한참을 제 품에서 울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 보면 축구의 과도기 아닌가. 우리 세대들의 과도기. 그렇게 이해하는 게 가장 좀 빠르고 현명한 판단이 아니겠느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줬냐'는 물음에 손 감독은 "특별한 조언보다는 흥민이가 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는, 그런 냉정하고 따뜻한 말을 해줬다"고 답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기간 도중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충돌했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영국 런던으로 찾아가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손흥민 SNS 캡처) 2024.2.21/뉴스1 ⓒ News1

손 감독은 "깊고 넓은 강은 모든 곳에 흘러들어오는 시냇물을 받았기 때문이고, 높은 태산은 모든 곳에서 흘러 들어오는 흙을 수용했기 때문"이라며 "이 세상 대인들은 두 개의 심장을 가졌다더라. 하나는 피가 흐르는 심장, 또 하나는 관용이 흐르는 심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 우리 축구 선배들이 지금까지 유지해 오던 질서는 후배들이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 정도만 했다. 나머지는 흥민이가 나이도 들고 하니까 잘 극복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손 감독은 아들이 은퇴 후 결혼하길 바란다면서 "현역 선수로 가족 부양을 하며 저렇게 몸 관리를 할 수 없다. 이 세상에서 늦어도 좋은 것은 죽음하고 결혼이다. 하늘이 주신 재능인데 행복하게 축구하고 결혼은 조금 늦으면 어떠냐"고 소신을 전했다.

끝으로 토트넘과의 계약 연장 여부에 대해선 "이적하든 토트넘에 있든, 연봉이 하나도 없어도 흥민이가 살아보고 싶은 도시나 공 차고 싶은 구단에 가서 행복하게 공 차는 모습을 보고 은퇴하는 모습을 보는 게 아버지로서 최대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