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표 보고 화들짝…"어린이날인데 장난감값 왜 이래"
창신동 완구거리 실속파 북적…저렴한 매장 정보 공유
외식비·놀이공원도 다 비싸…박물관 무료 행사는 인기
-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로봇 장난감이 3만 원인데 2만 2000원으로 깎아 드릴게요. 온라인에서도 이것보다 싸게 못 사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 거리에는 어린이날 선물할 장난감을 사려는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가격에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다섯 살 쌍둥이 손자의 선물을 사기 위해 왔다는 60대 후반 남성 민 모 씨는 "작은 로봇 장난감이 5만~6만 원, 큰 로봇 장난감이 10만 원 가까이 한다"며 "여기가 이 정도면 백화점은 얼마나 비싸겠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 "장난감 가격 너무 올랐다"…저렴하다고 해도 비싸
물가 전반의 오름세가 새삼스럽지 않지만 장난감 가격 인상도 만만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장난감 소비자물가 지수는 2월 98.87에서 3월 100.63, 4월 101.15로 계속 올랐다.
이 때문에 어린이날 선물을 백화점이나 마트가 아니라 온라인에서 저렴한 상품으로 구매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온라인에는 '어린이날 장난감 할인율이 높은 매장' 명단도 올라와 있다.
온라인과 함께 장난감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이 바로 창신동이다.
초등학생 자녀 2명의 장난감을 사기 위해 미사동에서 왔다는 40대 여성 심 모 씨는 "온라인 쇼핑의 배송비를 생각하면 이곳이 싸기는 하다"며 "장난감 비용으로 10만 원 정도 쓸 생각인데 아이들 크면 쓸모가 없어지니 가성비를 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왔다는 40대 남성은 "막내 아이 선물을 사러 왔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다"며 심 씨와 다른 반응을 보였다.
아이와 함께 온 한 여성은 변신 로봇 장난감에 붙은 9만 7500원 가격표를 보고 화들짝 놀라며 얼른 제자리에 놓았다.
◇ 외식비 고공행진, 놀이공원은 사치…무료 행사 '문전성시'
어린이날 아이와 외식하려는 부모들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30대 후반 이 모 씨(남)는 "어린이날 온 가족이 맛있는 것을 먹기로 했는데 음식값이 올라 걱정"이라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종합포털에 따르면 3월 기준 냉면은 전년 동기 대비 7.2%, 비빔밥은 5.7%, 자장면은 3.9% 올랐고 다른 음식도 안 오른 것이 없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공원 입장료도 많이 올랐다. 롯데월드의 일일권 입장료는 어른 6만 2000원, 어린이 4만 7000원이어서 부부가 아이 한 명만 데려가도 15만 원이 훌쩍 넘는다.
창신동에서 만난 심 모 씨는 그래서 "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의 무료 체험행사나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립 박물관에 재직 중인 고 모 씨(31·남)는 "박물관 프로그램은 무료이거나 저렴하기 때문에 어린이날 예약이 다 찼다"며 "꽤 붐빌 것 같다"고 내다봤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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