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 욕설전화땐 바로 끊는다…공무원 이름 비공개 '신상털기 차단'
[악성민원 그만]① 폭언·악의적 반복 등 종결 처리
모든 민원 자동녹음 추진…승진 가점·민원수당 가산금도
-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악성 민원으로 공무원 사망 등 피해가 이어지자 정부가 욕설·폭언 등이 나오면 바로 민원을 종료할 수 있도록 하고 공무원 개인정보를 비공개 처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의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악성민원의 분류를 세분화해 유형별 대응방안을 마련한다.
구체적으로 악성민원을 '위법행위'와 '공무방해 행위'로 구분하고 각 행위별로 세부 유형을 둬 체계적인 매뉴얼을 마련한다. 위법행위에는 폭언, 성희롱, 폭행 등이, 공무방해 행위에는 반복형 민원, 시간구속형 민원, 부당한 요구 등이 해당한다.
그간 악성민원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어 실질적인 현장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재 '민원인의 위법행위 및 반복민원 대응지침'은 특이민원을 4개(폭언, 폭행, 장시간 전화, 반복전화) 유형으로 분류한다.
민원인이 욕설·협박·성희롱 등 폭언을 할 경우 1회 경고 후 통화를 즉각 종료할 수 있도록 한다. 그동안 민원인이 욕설을 하거나 민원과 상관없는 내용을 장시간 발언해도 공무원이 그대로 듣고 있어야 했다.
기관별로 통화 1회 권장시간도 설정한다. 업무와 관련 없는 장시간 통화로 현장에서 업무에 지장이 생기는 상황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권장시간을 넘기면 통화를 종료할 수 있다.
각 기관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공무원 개인정보의 공개 수준을 조정한다. 행안부는 공무원 성명을 비공개로 하도록 권고하고 나머지 사항은 기관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개인정보를 공개할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성명, 연락처, 직위 등을 모두 공개해왔다.
통화 민원과 마찬가지로 문서로 신청된 민원도 욕설, 협박, 성희롱 등이 포함되면 종결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이미 법적으로 종결할 수 있도록 돼있던 '동일 내용' 민원은 취지, 배경, 업무방해도 등을 고려해 그 범위를 넓힌다.
온라인 접수 민원의 경우에도 악의적으로 업무를 방해하는 민원인의 시스템 이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한다. 의도적으로 몇만 건에 이르는 민원을 단시간에 제기하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방문 민원에 대해서는 해외 사례처럼 민원인이 미리 예약을 하고 오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정보공개 청구 또한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심의위원회를 거쳐 종결할 수 있도록 한다.
행안부는 아울러 모든 민원 통화를 자동 녹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개인 정보 노출 문제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협의 중이다.
민원공무원의 처우를 개선하는 차원에서는 민원공무원 승진 가점, 민원수당 가산금 추가 지급, 피해 공무원에 대한 필수 보직 기간 내 전보 허용 등 조치를 시행한다.
행안부는 이번 대책 실행을 위해 시행령·지침 마련에 곧바로 착수하고 장기적으로는 '민원처리법', '정보공개법' 등 법률 개정에 나선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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