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 페스티벌 불발에…"비키니 입는 워터밤도 막아라" 시민 제안 10배 폭증
하루만에 100건 접수 '갑론을박'
-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일본 AV(Adult Video·성인물) 배우들이 출연하는 한 민간 업체 행사가 행사장 선정을 두고 서울시 등 지자체와 갈등을 빚는 가운데, 서울시 시민 제안 홈페이지에는 평상시의 10배 넘는 제안이 올라오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서울시 시민제안 홈페이지 '상상대로 서울'에 따르면 '성인 페스티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뒤인 19일에만 100건의 시민 제안이 등록됐다. 18일 8개, 17일 9개 등 평상시엔 채 10개도 되지 않던 제안글이 하루만에 10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제안글 절대다수가 성인 페스티벌 관련 의견이다. 상상대로 서울은 서울시 공식 시민 제안 창구로, 공감이 50개를 넘으면 서울시 관련 부서에서 답변을 해야 한다.
97개의 공감을 받은 한 제안글 작성자는 "워터밤 공연도 공연자와 관객이 비키니 등을 입고 진행하는 데다 페스티벌 장소가 서울종합운동장"이라며 "민간 공연이어도 공공 장소에서 이 같은 행사가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기에 19세 이상 관람가가 걸린 공연은 모두 금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워터밤은 공연을 하는 가수·연예인은 물론 관객들까지 비키니 등 노출이 있는 의상을 입고 서로 물총 등을 쏘는 축제다.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남성 출연자가 노출을 하는 공연도 금지해야 한다는 글이 다수를 차지하며 젠더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감 111개를 받은 한 제안글 작성자는 "수위가 더 높은 남성 노출 공연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문제의 성인 페스티벌만 금지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양쪽을 다 허용하거나, 불건전성이 문제라면 양쪽 다 불허할 것을 건의한다"고 요청했다.
오세훈 시장은 앞서 직접 유튜브 채널 '오세훈 TV'에서 "공간의 문제"라며 "공공 공간이 아닌 민간 공연장에서 행사가 열릴 경우 관여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잠원 한강공원 선상 크루즈에서의 행사 개최를 불허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은 앞서 강남구청이 압구정 카페 골목 일대에서의 개최를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을 두고 지자체가 민간 행사에 관여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강남구청은 '식품위생법'에 의거해 이 같은 행동을 취했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된 '성인 페스티벌' 측은 최근 경기도 수원·파주와 서울시 잠원한강공원·압구정동에서 잇달아 축제 개최가 무산되자 오히려 출연진을 늘려 6월에 축제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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