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의대 증원 하는 건가요"…총선 끝나도 불확실, 수험생은 발동동

정부·의료계 강대강 대치 여전…증원 불확실
"모의고사 결과 나왔지만…혼란스럽고 불안"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 반박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4.4.1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임윤지 기자 = "총선이 끝났어도 의대 증원이 확정되지 않아 불안합니다."

의대 진학을 준비 중인 고3 수험생 황 모 군(19·남)은 대학 입시에 불안감이 크다. 총선이 끝나면 증원 문제가 타결될 것으로 보았지만 강대강 대치가 지속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황 군은 "수시 접수가 몇 달 안 남았는데 어느 대학까지 지원 가능한지 가늠이 안 된다"며 "삼수생, 사수생도 많고 자연대나 공대를 겨냥했던 친구들이 정원 확대에 의대로 몰릴 것이라고 하니 합격선이 어떻게 될지 혼란스럽고 마음이 흔들린다"고 털어놓았다.

17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으로 수험생의 혼란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의료 개혁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의사 단체는 증원 백지화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어 정책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만 해도 16일 국무회의에서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17일 다시 한 번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n수생인데 의대 증원 철회될까 걱정" "올해는 유예될 것 같은데 너무 혼란스럽다" "의대 증원 안되면 반수생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는 거냐" "이미 자퇴했다" 등 수험생들의 불안한 감정이 쏟아지고 있다.

재수생 아들을 둔 의사 김 모 씨(47·여)는 "나는 의사로서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한다"면서도 "다른 가족은 정원이 확대돼 아들이 의대에 진학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원가에서도 입시 예측이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미 나온 3월 모의고사 결과가 진학의 예측 지표가 돼야 하는데 대학 정원이 확정되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며 "학교든 학원이든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난감해 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생들이 의대 정원이 늘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원점에서 재검토하거나 유예하면 학부모, 수험생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2000명 증원을 전제로 입시 전략을 준비하고 있어 갑자기 정책을 바꾸면 더 큰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사교육 업체뿐 아니라 지자체까지 지방 의대 증원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어 의대 입시의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임 대표는 "지역 교육청이 설명회를 열 정도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