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무더위 예보, 5월에 '여름휴가'…"일찍 가면 돈도 아껴요"
"성수기 피하면 한적하게 즐길 수 있어"…휴가 자유롭게 쓰는 문화도 한몫
- 서상혁 기자,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홍유진 기자 = "올해는 예년보다 빨리 더워진다면서요? 그래서 올해는 좀 당겨서 다음 달에 휴가를 가려고요"
30대 직장인 A 씨(여)는 5월 중순 가족과 부산 여행을 계획 중이다. 이전까지는 7~8월에 여름휴가를 갔지만, 올해는 예전보다 더 빨리 더워진다는 소식에 이른 '힐링'을 선택했다. A 씨는 "요즘은 하도 더워서 5월에 가도 여름휴가 느낌이 날 거 같다"며 "한여름에는 집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려 한다"고 웃었다.
4월 때아닌 초여름 날씨가 나타나면서 이른 여름휴가를 계획 중인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5월과 6월엔 징검다리 휴일도 있는 데다, 성수기에 비해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얼리버드족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여행업계서도 이들을 타깃으로 한 이벤트에 나섰다.
직장인 박 모 씨(33·여)도 이달 초 4박5일 일정으로 태국 방콕에 다녀왔다. 박 씨는 "제일 더운 7~8월에 휴가를 가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라며 "적당히 더울 때 다녀오고 싶어 일찍 휴가를 떠났는데, 비성수기라 그런지 한적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4시 기준 서울시 기온은 29.4도까지 올랐다. 2012년 이후 4월 중 역대 네 번째로 높은 기온이었다. 강원도 철원군은 29.9도, 정선군은 32.2도까지 올랐다. 15일 전국에 비가 내려 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주말부터 다시 평년을 웃도는 기온이 나타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성수기를 피하면 더 저렴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점도 한몫한다. 박 씨는 "성수기엔 비행기 삯이 무척 비싸고, 그렇다고 국내 여행지를 가자니 숙박비가 70만 원을 넘는 곳이 있다"며 "비싼 돈 주고 사람 많은 곳에서 쉴 바에 빨리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유롭게 휴가를 쓰는 문화가 사회에 자리 잡은 영향도 있다. 직장인 최 모 씨(33·남)는 "회사 정책상 휴가 일주일은 언제든지 써도 된다"며 "미국 프로농구(NBA)를 좋아해 최근에 경기 관람을 위해 미국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는 올해 특히 '얼리버드족'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 플랫폼 '야놀자'의 경우 이달부터 얼리버드족을 위한 항공권·숙박비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극성수기를 피해 5~6월에 휴가를 가려는 수요가 많아졌다"며 "5월에는 석가탄신일, 6월엔 현충일도 있어 샌드위치 휴일을 활용하려는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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