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고르기 어려웠다"…'한강 벨트' 격전지 투표 열기 새벽부터 '후끈'

지팡이 짚은 노인부터 공보물 읽는 젊은 층까지 아침부터 대기 줄
용산·동작을 '접전' 지역 유권자들 분위기도 뚜렷하게 갈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중초등학교 급식실에 마련된 양평제1동 제4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4.4.1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김민수 홍유진 기자 = "오늘 새벽 4시부터 일어났어요. 원래 아침잠이 없긴 한데 오늘 선거날이니까 시작하자마자 가려고 더 일찍 일어났거든요."

제22대 총선 본투표날인 10일 서울 동작구 사당2동 제5투표소인 동작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만난 이 모 씨(70대 후반·여성)는 "선거가 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지역구 투표소를 잘못 찾았다가 뒤늦게 안내를 받아 돌아왔다는 이 씨는 "원래 사전투표만 하다가 본투표는 오늘 처음"이라며 "뉴스도, 유튜브도 많이 보고 정치에 관심이 많다. 정치가 아주 재밌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소에는 어스름한 새벽부터 쌀쌀한 날씨를 헤치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찬 공기를 막기 위해 모자와 마스크를 쓴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편한 슬리퍼나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온 사람도 보였다.

특히 여야 승부처이자 판세 바로미터로 불리는 '한강 벨트' 가운데 한 곳인 동작을과 대통령실이 있는 '신(新) 정치1번지' 용산에서는 투표소가 문을 열기 전부터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투표 열의가 뜨거웠다.

휠체어나 지팡이, 실버카에 의지해 투표소를 찾은 고령의 유권자부터 선거 공보물을 손에 들고 꼼꼼히 읽으며 투표소로 향하는 젊은 유권자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눈에 띄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오전 대전 유성구 노은초등학교에 마련된 노은1동 제2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4.4.10/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용산구 효창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40대 신 모 씨는 "사전투표를 못해서 지금 빨리 (투표하고) 출근하려고 서둘렀다. 이번에 후보들 공약들을 자세히 봤다"며 신중한 투표를 강조했다.

장 모 씨(67·남)는 "태어난 고향을 고려해서 찍었다"며 "앞으로 당선될 분은 물가 안정 같은 민생 문제를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0대 중반 남성 박 모 씨는 "정치적인 건 이번 투표와 관계없다"며 "무조건 일을 잘하고 말이 바뀌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작을 지역구에서는 여야 각 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접전' 분위기가 감돌았다.

70대 여성 B 씨는 "나라에 범죄자들이 설쳐서야 되겠나. 답답해서 미치겠다"며 야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칼럼을 직접 기자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반면 같은 투표소를 찾은 김 모 씨(62·남)는 "나는 정권 심판에 중점을 두고 투표했다"며 "원래는 투표를 안 하려고 하다가 민주당이 워낙 열세니까 힘을 실어주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30대 남성 C 씨는 "이번에 (후보를) 고르는 것이 특히 어렵긴 했다"며 "결국 지난번과 다른 선택을 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40대 여성 이 모 씨는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투표했다)"며 "당 만드는 것도 결국 다 세금인데 (비례대표 용지 보니) 너무 남발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