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고르기 어려웠다"…'한강 벨트' 격전지 투표 열기 새벽부터 '후끈'
지팡이 짚은 노인부터 공보물 읽는 젊은 층까지 아침부터 대기 줄
용산·동작을 '접전' 지역 유권자들 분위기도 뚜렷하게 갈려
- 박혜연 기자, 김민수 기자,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김민수 홍유진 기자 = "오늘 새벽 4시부터 일어났어요. 원래 아침잠이 없긴 한데 오늘 선거날이니까 시작하자마자 가려고 더 일찍 일어났거든요."
제22대 총선 본투표날인 10일 서울 동작구 사당2동 제5투표소인 동작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만난 이 모 씨(70대 후반·여성)는 "선거가 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지역구 투표소를 잘못 찾았다가 뒤늦게 안내를 받아 돌아왔다는 이 씨는 "원래 사전투표만 하다가 본투표는 오늘 처음"이라며 "뉴스도, 유튜브도 많이 보고 정치에 관심이 많다. 정치가 아주 재밌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소에는 어스름한 새벽부터 쌀쌀한 날씨를 헤치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찬 공기를 막기 위해 모자와 마스크를 쓴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편한 슬리퍼나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온 사람도 보였다.
특히 여야 승부처이자 판세 바로미터로 불리는 '한강 벨트' 가운데 한 곳인 동작을과 대통령실이 있는 '신(新) 정치1번지' 용산에서는 투표소가 문을 열기 전부터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투표 열의가 뜨거웠다.
휠체어나 지팡이, 실버카에 의지해 투표소를 찾은 고령의 유권자부터 선거 공보물을 손에 들고 꼼꼼히 읽으며 투표소로 향하는 젊은 유권자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눈에 띄었다.
용산구 효창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40대 신 모 씨는 "사전투표를 못해서 지금 빨리 (투표하고) 출근하려고 서둘렀다. 이번에 후보들 공약들을 자세히 봤다"며 신중한 투표를 강조했다.
장 모 씨(67·남)는 "태어난 고향을 고려해서 찍었다"며 "앞으로 당선될 분은 물가 안정 같은 민생 문제를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0대 중반 남성 박 모 씨는 "정치적인 건 이번 투표와 관계없다"며 "무조건 일을 잘하고 말이 바뀌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작을 지역구에서는 여야 각 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접전' 분위기가 감돌았다.
70대 여성 B 씨는 "나라에 범죄자들이 설쳐서야 되겠나. 답답해서 미치겠다"며 야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칼럼을 직접 기자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반면 같은 투표소를 찾은 김 모 씨(62·남)는 "나는 정권 심판에 중점을 두고 투표했다"며 "원래는 투표를 안 하려고 하다가 민주당이 워낙 열세니까 힘을 실어주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30대 남성 C 씨는 "이번에 (후보를) 고르는 것이 특히 어렵긴 했다"며 "결국 지난번과 다른 선택을 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40대 여성 이 모 씨는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투표했다)"며 "당 만드는 것도 결국 다 세금인데 (비례대표 용지 보니) 너무 남발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hypar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