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화재 취약' 방음터널, 5월까지 8개소 모두 교체한다

서울 외 상당수 지자체 예산 부족 공사 시작도 못해

2022년 12월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현장감식을 하는 모습.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서울시가 가연성 재질 문제로 지적된 관할 방음터널 8곳에 대해 5월까지 재질 교체 공사를 완료한다. 서울 외 상당수 지자체는 예산 부족으로 공사를 시작도 못한 상황이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관할 방음터널 5곳에 대한 재질 교체 공사에 들어갔다. '불쏘시개'로 불리는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방음판을 화재에 비교적 강한 폴리카보네이트(PC) 재질로 교체하는 내용이다.

2022년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로 6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당시 PMMA 소재 방음판으로 불이 순식간에 번지며 5명이 숨지고 56명이 다쳤다. 지난해 1월·3월 대구와 광주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화재가 반복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2월 고속도로, 국도와 지자체 소관 전국 방음터널 66곳에 대해 올 2월까지 PMMA 재질을 교체하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번 5개 터널을 끝으로 교체 대상으로 꼽힌 관내 터널 8곳 모두에 대해 공사를 완료한다.

수락고가, 상도지하차도, 금하지하차도, 겸재교, 노원마을 고가차도가 이번에 착수해 5월에 공사가 끝나는 5곳이다. 구룡 지하차도, 연곡동서 지하차도, 서부간선 지하도로 3곳은 지난해 7월 이미 공사를 마쳤다.

그러나 서울 외 지자체 일부는 예산 부족으로 사업 착수조차 못한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방음터널에 대해)구체적인 자료는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아직 일부 지자체는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PC재질 또한 화재에 완전무결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PC재질이 적어도 화재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전국 차원의 재질 교체가 여전히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2018년 도로교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PC는 인화점이 450도로 PMMA(300도)보다 높고 가소성이 뛰어나 상대적으로 화재 확산 규모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