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책임감 있는 대표단 구성해 대화의 장 나와 달라"

"전공의 처우 등 내년도 예산·의료개혁 이행방안 논의하자"
책임보험 50% 지원…지역의료발전기금 신설

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3.2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천선휴 기자 =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이탈한 지 한달을 넘긴 가운데,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에게 책임있는 대표단을 구성해 정부와의 대화에 나와달라고 호소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전공의 여러분은 이제 의료 현장으로 돌아와 환자의 곁을 지켜주시길 바란다"며 "책임 있는 대표단을 구성하여 정부와의 대화의 자리로 나와주시길 바란다. 대화를 위한 대표단 구성은 법 위반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처우 향상을 위해 신설될 필수의료 특별회계 내에 담을 예산과 관련해 전공의 여러분의 경험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대화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의대 교수들에게 박 차관은 "정부를 믿고, 대화의 자리로 나와 건설적인 논의를 함께 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며 "대화는 시작되었으며, 내년도 예산과 의료개혁 4대과제 이행방안 등 논의 의제도 제시되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전날(26일) 발표한 '2025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에 재정투자 중점 분야로 필수의료 분야 육성 및 지역 거점병원의 공공성 확대가 포함됐다.

박 차관은 "정부는 이러한 중점 투자 방향에 맞춰 의료개혁 5대 핵심 재정사업을 검토했고, 5대 재정사업을 중심으로 편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며 "국가재정법에 따라 각 부처는 5월 말까지 예산요구안을 기재부에 제출하므로 앞으로 두 달이 예산 편성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먼저 정부는 전공의 수련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먼저 정부는 의학교육 질 제고를 위한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고, 의대정원이 대폭 증원된 지역 거점대학에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을 하기로 했다.

지역 거점병원과 강소병원을 육성·지원하고, 지역 내 공유체계 구축과 지역의 의료기관 연계를 위한 디지털 전환에 투자할 예정이다. 어린이병원, 화상치료, 수지접합 등 필수의료 기능 유지를 위한 재정 지원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또 저출산이나 질환 특성상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으나 반드시 유지해야하는 필수의료에 대해서는 사후보상 확대 등 새로운 보상체계를 돌입할 계획이다.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을 위한 보상재원도 확충한다. 정부는 전공의 책임보험·공제 비용의 절반을 지원한다. 불가항력적인 분만 의료사고의 보상한도를 상항하고, 분만 외 다른 필수의료 분야까지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거점병원 등 대학병원의 연구기능 강화와 첨단 바이오헬스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혁신형 보건의료 R&D(연구개발)에 대한 예산 지원도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오는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의 건보재정을 필수의료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병상 수급관리제를 시행해 병상과 의료장비 수를 적정하게 관리하고, 주기적인 급여 재평가를 내실있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과다 의료이용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연 365회를 초과해 외래 진료를 받는 경우 본인부담률을 90% 상향 조정하는 등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으며, 올해 7월부터 시행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외국인의 경우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도 쉽게 의료이용을 할 수 있는 사례가 발생함을 인지하고, 이를 개선했다. 다음달 3일부터는 배우자와 미성년자 자녀를 제외하고 부모, 형제, 자매 등은 6개월 이상 체류해야만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 가능하다. 정부는 법안이 시행되면 약 121억원의 절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오는 5월부터는 재정누수를 막기 위해 다른 사람의 건강보험 자격을 도용해 진료받는 행위를 막기 위해 의료기관에서 본인 여부와 건강보험 자격을 의무적으로 확인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