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노조 "필수의료 10조원 투입…재정 파탄으로 귀결"

"2000년 의약분업 타결 후 수가 4번 올라…반면교사 삼아야"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한 달째를 맞은 1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의료진이 의료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4.3.1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10조원 이상을 건강보험 재정에서 투입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가 "재정 파탄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은 19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의사파업을 계기로 '필수의료 수가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10조원 이상을 투입하면 '제2의 건강보험 재정파탄'이 필연적으로 찾아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주장대로 2000명이든, 1만명이든 의료공급 증가가 곧바로 급여비 증가로 나타날지는 미지수일지라도 이로인해 최소한 급여비가 줄어들 이유가 없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에 대한 보상으로 과도하게 수가를 늘려주려고 한다면 위태위태한 건보재정이 파국으로 빠져드는 것은 당연한 귀결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00년 8월 의약분업이 본격적으로 실시된 후 의·약·정 대타협을 통해 2000년 한 해 동안에만 총 4회에 걸친 수가 인상이 발생했다"며 "2001년도 급여비가 41.5% 급증했고, 같은해 건강보험 재정은 2조 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재정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의약분업과 급격한 수가 인상'이었다"며 "2001년 '건강보험 재정파탄'을 기억하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의사 집단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한 달 간 한시적으로 1882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1일에는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1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건정심에서 결정된 '의사 집단행동 대비 비상진료 건강보험 추가지원 방안' 재정투입 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났는지 법적 검토를 통해 대응할 예정"이라며 "공단 측에 의사증원 및 필수의료 개선 등 건강보험공단 재정 안정화를 위한 '노·사 공동 재정안정 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