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불기소 사건 자료 檢 송부 안해" 법무부 "위헌소지 커"(종합)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8일 자체 규칙을 개정해 공소권 없는 사건을 불기소 처분할 경우 사건 기록 등을 검찰에 보내지 않기로 하자 법무부가 즉각 "위헌소지가 크다"며 반발했다.

공수처는 이 같은 내용의 개정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을 19일 관보에 게재하고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현행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사건사무규칙에 따르면 공수처는 기소권이 없는 모든 사건의 수사를 마치면 기소 여부와 무관하게 관련 기록을 서울중앙지검에 송부해야 한다. 이번 개정 규칙은 불기소 사건 자료의 검찰 송부 조항을 삭제했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해 불기소 결정 시 해당 범죄의 수사과정에서 알게 된 관련 범죄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한다'는 공수처법 제27조를 근거로 공수처에 기소권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불기소결정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소·고발인으로부터 재정신청서를 받은 공수처장은 서울고법에 관계 서류 등을 송부해야 한다. 같은법 29조를 근거로 "이는 공수처에 '불기소 기록'을 보유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다고"고 덧붙였다.

또 기소권이 없는 사건의 재정신청을 심리하는 서울고법은 공수처 검사의 불기소결정이 적법하다는 전제로 당부결정을 내리고 있어 현행법과 실제에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도 공수처 검사는 검찰청 검사와 같은 권한이 존재한다며 직무수행에 있어 검찰청법 제4조에 따라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며 공수처 검사도 검찰청법상 검사가 할 수 있는 사건처분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날 개정 반대 의견을 전달하며 "개정 사건사무규칙에 따르면 고소·고발인은 항고·재항고를 하지 못하게 되고 공수처법 제29조에 따라 법원에 재정신청만 할 수 있게 된다"고 즉각 반발했다.

법무부는 "법률의 명시적 규정이 없음에도 행정규칙으로 고소·고발인의 항고권과 재항고권을 박탈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크다"며 "지난 2020년 11월 국회의 공수처법 논의 과정에서도 공수처법 제29조의 재정신청 대상인 불기소처분은 '기소권을 가진 사건에 한정'되는 것으로 논의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논리적으로도 기소권과 불기소 결정권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공수처가 기소를 할 수 없음에도 불기소만 할 수 있다는 것은 형사사법체계에 부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