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뻘 상사가 가슴 만지고 입맞춤…유죄에도 멀쩡히 출근" 트라우마 호소

ⓒ News1 DB
ⓒ News1 DB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직장 후배인 시내버스 운전기사를 성추행한 남성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여전히 근무하고 있어 피해자가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12일 YTN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의 시내버스 운전기사 A 씨가 2년 전 아버지뻘 되는 직장 상사 B 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당시 B 씨는 A 씨와 함께 시험 운전을 나갔다가 공터에 버스를 세운 뒤 강제로 신체 접촉을 했다.

A 씨는 상급자이고 차량 정비를 총괄하는 B 씨에게 업무상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피해 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았다.

A 씨는 "버스 안에서 덮치기 시작했다. 가슴을 만지고 입을 맞췄다"라며 "소문이 날까 봐 그게 두려워서 가만히 있었다. 눈 밖에 나면 차를 더 안 고쳐준다"라고 털어놨다.

반년 뒤 A 씨가 회사에 피해 사실을 알리자 회사 측은 B 씨에게 정직 3개월을 내렸다. 하지만 B 씨는 주변을 의식해 출근한 것처럼 직장에 나왔다.

(YTN 뉴스 갈무리)

이후 A 씨는 가해자가 없는 영업장으로 노선을 바꿔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1년 반 가까이 지난 뒤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이 나온 뒤에야 B 씨와 분리될 수 있었다.

1심 법원은 B 씨에 대해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사측은 추가 조치를 미루고 있다.

사측은 "판결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았고 이미 징계를 내린 터라 이중 처벌의 소지가 있어 결정을 보류하고 있다"고 매체에 전했다.

또 사건 직후 분리 조치에 대해서는 "A 씨가 원하는 노선에 이미 기사들이 배치돼 있었기 때문에 마음대로 교대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A 씨는 "토할 것 같고 가슴이 답답하고 온몸을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고 정신과 약을 먹는데도 불구하고 잠을 제대로 못 잔다"라며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한편 B 씨는 형이 과하다며 법원에 항소한 상태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