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집회에 제약사 직원 동원령?…정부 "의료법·약사법 위반 처벌"
경찰, 사실여부 조사 중…대통령실 "불법 확인시 엄정 조치"
복지부, 제약협·의약품유통협에 당부 "피해 보는 일 없기를"
- 강승지 기자,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정지형 기자 = 3일 의료계 총궐기에 제약회사 영업사원 동원령 논란이 불거진 것을 두고 보건복지부도 "의료법·약사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며 제약업계에 주의를 당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뉴스1에 "제약회사 직원의 참석은 의료법과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안내를 지난 2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한국의약품유통협회에 해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사실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실제 참가 여부는 (관계기관과)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온라인상에서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총궐기 대회에 제약사 직원 동원령이 내려졌다는 글이 블라인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다.
해당 글에는 "내가 영업하는 내과원장이 의사총궐기에 제약회사 영맨 필참이라고 해서 파업 참여할 듯", "(내과원장이) 악질인 게 뒤에서 지켜보면서 제일 열심히 참여하는 놈한테 약 다 밀어준다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대통령실도 이같은 상황이 사실이라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을 나타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뉴스1에 "국민 건강과 생명이 걸린 문제라면 그 어떤 불법적 행위도 묵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도 형법상 강요죄와 의료법 제23조 위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법적 대응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 복지부는 약사법 제47조와 제76조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도 판단했다.
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과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내사(입건 전 조사) 단계는 아니지만 사실일 경우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과 면밀히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사 사례가 있는지 등도 모니터링 중"이라며 "향후 불법이 확인되거나 고소·고발 등 수사단서가 있을 경우 즉시 수사에 착수해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복지부 안내에 따라 제약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업체들에 긴급 협조 요청 공지를 통해 "의대 증원 반대 집회에 제약회사 영업사원 참석을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협회는 "엄중한 상황에서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영업사원이 외부 강압으로 참여해 회사와 개인이 큰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협회는 또 "회사 비상 연락망을 가동해 철저히 조치하고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협회 관계자는 "복지부 안내·온라인상의 글을 접한 뒤 사실로 추정한 채 공지했다"고 설명했다.
집회 주최 측인 의협은 "사실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보도에 주의해달라"면서 "해당 의사는 처벌받아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주수호 의협 의대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뉴스1에 "그런 일이 실제 있을까 싶다"면서 "잘못한 사람은 법대로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형법상 강요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의료법 제23조의5(부당한 경제적 이익등의 취득 금지)와 약사법 제47조(의약품등의 판매 질서)를 각각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의협은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에서 총궐기 대회를 개최한다. 집회 참석 인원은 2만명으로 신고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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