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이성윤 징계위원 기피신청 모두 기각…징계 결과 초읽기(종합)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윤석열 정부 검찰을 공개 비판하는 등의 혐의로 법무부 검사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62·사법연수원 23기)의 징계 심사가 종료됐다. 이 위원 측이 징계위에 윤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이 있어 공정한 심사를 받기 어렵다며 청구한 징계위원 기피 신청은 모두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의 변호를 맡은 황희석 변호사는 27일 오후 징계위 심리 종료 사실을 알리며 지난 22일 법무부에 제출한 징계위원 기피 신청이 모두 기각됐다고 밝혔다. 황 변호사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 위원 측에 기피 신청 기각 사유를 알려주지 않았다.

이날 징계위에선 이 위원 측에 총 세 가지의 징계사유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 측에 고지된 징계 사유는 △지난해 8회에 걸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과 언론 등 인터뷰에서 검찰의 공정성을 훼손·저해하는 발언을 한 것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수사 방해 관련 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감찰 자료 제공 관련 건이다.

징계위는 이날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수사 방해 관련 건이 아직 재판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재판 결과를 본 후 논의하기로 결정하고 나머지 2건에 대한 심리를 마쳤다고 한다.

이 위원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당시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의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검찰이 상고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황 변호사는 "윤 전 총장 자료 제공 부분은 과거 대검 감찰 사안으로 알고 있을 뿐, 징계 청구서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당연히 변론할 수 없었고 SNS 발언 등에 대한 변론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는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 확정돼 이 위원 측에 통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위원은 이날 징계위에 앞서 입장문을 통해 SNS 발언을 제외한 나머지 두 건도 징계 사유로 들어간 사실을 뒤늦게 전해 들었다며 "법무부가 징계통지서를 전달하는 절차도 생략한 채 징계를 졸속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징계위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원천무효라고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이날 전북 전주에서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면서 징계위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위원을 대신해 출석한 전종민 변호사는 징계 결과에 대한 향후 대응을 묻는 취재진에게 "행정소송으로 갈 것"이라며 "SNS 발언부터 김학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징계 절차에 하자가 있는지 살필 것"이라며 소송전을 예고했다.

한편 징계 결과로 인해 이 위원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더라도 총선 출마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이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기한인 90일 내에 사직서를 제출하면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공무원직을 그만둔 것으로 본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대법원은 지난 2021년 4월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당선 무효 소송 상고심에서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공무원도 출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위원은 지난달 8일 총선 90여일을 앞두고 출마 의지를 밝히며 검사 사직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징계 결과와 상관없이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