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중인 '스캠코인' 대표 만난 현직 경찰 간부…공수처 고발 접수

고발인 "수사 대상과 사적 관계 있음에도 신고 안 하고 직무 유기"
해당 간부 "고향 선배, 아들과 방문해 촬영… 피의자인 줄 몰랐다"

26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 앞에 새로운 로고(CI)와 슬로건(표어)이 담긴 현판이 걸려 있다. 2022.8.2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최대호 기자 = '스캠 코인(코인 사기)'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대표와 만난 사실이 알려진 경찰 고위 간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됐다.

디센트 법률사무소의 진현수·홍푸른 변호사는 19일 공직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및 직무 유기 혐의로 경기도의 한 지방경찰청장 A 씨를 공수처에 고발했다. 두 변호사는 암호화폐 B코인에 투자한 피해자들의 법률 상담을 맡고 있다.

고발인들은 "A 청장은 자신의 관할 경찰서에서 가상화폐 업체 대표 최모 씨 등을 수사하고 있음에도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가져 사진을 촬영했다"면서 "사적인 이해관계를 가졌음에도 이를 경찰청 혹은 행정안전부에 신고하고 회피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A 청장은 최 씨를 집무실에 초대해 사진을 촬영했고, 피의자들은 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해 사기 범죄를 고도화했다"면서 "A 청장은 수사직무에 종사하는 자신의 직무를 망각하고 피의자들과 사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등 자신의 직무를 유기했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해당 사진에는 최 씨가 A 청장을 중앙에 두고 다른 1명과 서로 손을 잡고 기념 촬영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 A 청장 측은 "친한 고향 선배가 방문한다고 해 허락했는데, 아들과 그의 친구가 함께 왔다"며 "선배 아들의 친구인 최 씨가 스캠 코인 의혹 당사자인 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앞서 최 씨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투자자 30여명으로부터 받은 3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아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최 씨를 수사한 경찰은 그가 '해외 가상화폐거래소에 등록돼 있는 B 코인을 구입하라. 향후 B 코인이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 상장되면 몇 배의 차익이 생길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속여 코인을 구입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B 코인은 지난해 1월까지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최 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영장은 검찰에서 반려됐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진행한 뒤 조만간 최 씨를 송치할 방침이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