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전공의와 공동투쟁 의대증원 저지"…TV토론 제안(종합)

"단번에 2000명 증원? 인재 빨아들이는 블랙홀"
17일 투쟁방안 결정…"겁박하는 정부와 협상 없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의협은 지난 9일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반대 투쟁을 이끌 비대위원장으로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을 선출했다. 2024.2.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의 의대증원 방침에 반발해 대정부 투쟁 최전선에 서게 된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의 불합리한 의대증원 추진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김택우 의협 '의대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대정부 투쟁 방향성과 관련해 이같은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또 오는 17일 제1차 비대위 전체회의를 통해 의대증원에 대한 향후 투쟁방안과 로드맵 등을 논의해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의협은 지난 6일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을 현재 3058명보다 2000명 많은 5058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집행부가 총 사퇴하면서 비대위로 전환했고, 비대위원장에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을 선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꺼번에 2000명을 늘리면 의대를 24개나 새로 만드는 것과 똑같다"며 "대한민국 모든 인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2000명 증원 추진은 의료비 부담 증가를 가져올 것이며 이는 고스란히 미래세대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협 비대위는 비대위원장과 각 분과위원장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상임비대위를 두고 그 아래에 투쟁위원회, 조직강화위원회, 대외협력위원회, 언론홍보위원회 분과를 두고 있다.

비대위에는 또 차기 의협 회장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조직강화)·박인숙 전 국회의원(대외협력)·주수호 전 의협 회장(언론홍보)이 분과위원장으로 각각 동참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의료계 각 직역별 비대위원 추천을 받아 오는 16일까지 위원 구성을 마칠 예정이다. 이후 17일 1차 전체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투쟁 방안 등을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또 전국 광역 시도의사회는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궐기대회를 연다.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은 "궐기대회 시간대는 국민 불편을 생각해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라며 "점심, 저녁시간에 진행돼 (진료) 차질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의협은 지난 9일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반대 투쟁을 이끌 비대위원장으로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을 선출했다. 오른쪽부터 박인숙 비대위 대외협력위원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위원장, 김 비대위원장, 주수호 비대위 홍보위원장. 2024.2.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비대위는 집단휴가나 집단사직 등을 고심 중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 젊은 의사들과 논의해 투쟁 시점 등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전공의들도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등 투쟁 동력이 뜨거운 것 같다"면서 "함께 투쟁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정부와의 대화 가능성에는 "(정부가) 겁박해서 모든 걸 누르겠다는 거고, 협상하지 않으려는데 우리가 협상할 이유가 있을까.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의협이 토론을 요구했으나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TV토론을 수락하면 당연히 할 텐데 (비대위에서) 충분히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비대위는 앞으로 '2000명 의대증원'이 불합리하다는 점을 알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2000명 증원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사항"이라며 "대국민 홍보를 적극 수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의 의대증원 발표에 유감을 표명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던 이필수 의협 회장은 임기를 두 달여 남기고 이날 공식 퇴임식을 가졌다.

그는 정부의 매년 2000명씩, 10년간 1만명 의사 수 확대 결정을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