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음대교수 불법과외 만연…5억까지도 챙긴다"

양정호 교수 "주요 대학 불법레슨 전수조사 해야"
"음대 교수·학원 간 실기곡 유출하고 거래 관행"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예체능 입시비리 및 사교육 카르텔 타파 세미나에서 발제하고 있다. 양 교수는 입시생들을 대상으로 한 음악대학 교수들의 불법 과외수업이 만연하다며 이러한 행태를 전수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4.1.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이유진 기자 = 음악대학 교수들이 예체능 계열 입시생들을 대상으로 불법 과외수업을 하며 억대에 달하는 수입을 올리고 이를 통해 유착 관계를 형성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민단체 '반민심 사교육 카르텔 척결 특별조사 시민위원회'(반민특위)는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어 예체능 입시 비리 사교육 카르텔 5대 유형을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표를 맡은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예체능 입시 사교육 카르텔 유형을 △음대 교수들의 불법 과외(레슨) △실기곡 유출 △마스터 클래스(전문가 초청해 소수 교습) △학원·교수·협회 유착하는 입시 평가회 △학원의 대학설립 등 총 5가지로 규정했다.

양 교수는 음대 교수들이 불법인줄 알면서도 음대 출신의 과외교사인 '새끼선생'과 입시 브로커를 통해 입시생들을 대상으로 레슨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을 연결하는 입시 브로커나 교수들은 학생이 합격할 경우 1억~5억원의 대가를 취하기도 한다"고 폭로했다.

또 음대 교수와 학원 간 '실기곡' 거래 관행과 교수가 수험생들을 공개적으로 1명씩 지도하면서 비용을 받고 교수와 학생 간 관계를 형성하는 '마스터 클래스'도 성행하고 있다고 했다.

음대 입시 컨설팅 업체에서 현직 교수를 심사위원으로 초빙해 연주 평가를 진행하는 '입시평가회'도 공공연히 이뤄진다고 전했다. 양 교수는 이를 불안한 입시생의 심리를 이용한 상술이라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예체능 계열 입시에서의 사교육 카르텔을 철폐하기 위해서는 서울대, 연세대 등 주요 5개 대학 음대 교수들의 불법 레슨을 전수 조사하고, 불법 사실이 발견되면 학계 퇴출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실기곡 유출은 입시에 혼란을 초래하는 만큼 한번 유출 사실이 발견되면 학계에서 영구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고, 실기 입시과정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스터 클래스의 경우 사교육과 연계 검증을 진행하고, 공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입시평가회는 전면 금지돼야 한다"며 "학원·음대 교수·관련 협회 간 유착으로 입시평가회가 열리는 경우가 많아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경찰은 서울대, 숙명여대, 경희대 등 대학에서 현직 음대 교수가 입시생 대상으로 불법 레슨을 한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제3조에 따르면 대학교수를 포함한 교원의 과외 교습은 금지돼 있다.

이와 관련 반민특위는 사교육 카르텔과 관련해 '국민참여24 사교육 카르텔 제보 사이트'를 운영 중이라며 예체능 입시 비리를 포함해 제보 내용을 토대로 향후 고발도 진행하기로 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