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언제 우회전해야 하나요?"…법개정 1년 운전자는 여전히 '혼란'
1시간 동안 10대 적발…6분에 1대 꼴로 우회전 위반
시행 1주년인데 "왜 고지 안 하고 단속하냐" 운전자 항의도
-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선생님, 보행자 보호 위반하셨습니다. 면허증 보여주세요."
19일 오후 3시, 서울 강서구 신방화역 사거리에서 달려오던 파란색 포터 차량이 우회전하자 교통경찰관이 호루라기를 '삑삑' 불었다. 경찰관이 차를 멈춰 세우자 운전석에 앉은 중년 남성이 짜증 섞인 표정으로 창문을 내렸다. 경찰이 "전방 신호등이 빨간불일 때는 완전히 멈췄다 가야 한다"고 설명하자 운전자는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결국 범칙금 6만원을 냈다.
이날 서울 강서경찰서는 오후 2시20분부터 3시20분까지 신방화역 사거리에서 '우회전 일시 정지' 단속을 벌였다. 1시간여 동안 단속에 걸린 차량은 범칙금 부과 4건, 계도 조치 6건 등 총 10대에 달했다. 6분에 1대꼴로 우회전 위반이 적발된 셈이다. 위반 정도가 가볍거나 사고 위험이 적은 경우는 계도 조치만 하고 끝냈다.
◇현장 혼란 여전…신호 적색일 땐 우선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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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 도로교통법이 개정 1주년을 사흘 앞두고 있지만 도로 위의 혼란은 여전했다.
제복과 형광조끼를 입은 경찰관이 잘 보이는 곳에서 단속을 시작하자 처음 30분여간은 단 한 대도 단속에 걸리지 않았다. 심지어 경찰관을 의식해 보행자가 다 횡단한 후에도 멈춰 기다리는 운전자들이 태반이었다. 언제 멈춰야 하고, 언제 통과할 수 있는지 아직도 헷갈리는 운전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적발된 운전자 상당수는 새 도로교통법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한 운전자는 "이런 법이 시행되고 있는 줄도 몰랐다"며 "왜 제대로 고지하지도 않고 단속을 하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반면 법을 알면서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운전자들도 있었다. 범칙금 6만원을 부과받은 한 포터 차량 운전자는 "알고는 있었지만 퇴근길에 집에 다 와가서 그냥 우회전했다"며 "한 번만 봐달라"고 사정했다. 또 다른 승용차 운전자는 "습관처럼 우회전해 버렸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날 단속에 나선 최학균 강서경찰서 교통계장은 "우회전 시 차량 신호가 적색일 시 우선 정지하고 보행자와 다른 차량을 살피며 우회전해야 하고, 보행자가 있을 경우 다 건널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행 1년 동안 사고도 많이 줄고 교통문화가 바뀌고 있다"며 "서울교통안전공단 서울본부와 협력해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현장 활동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7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 적색 신호일 때 반드시 일시정지한 뒤 우회전해야 한다. 이에 운전자는 보행자가 없더라도 무조건 횡단보도 앞에서 완전히 멈췄다 가야 한다.
한편 운전자가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일시 정지해야 하는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1년 동안 우회전 교통사고가 약 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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