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시킨 이 팀장 "언론사에 알려라" 지시…낙서 사진 전송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국가문화재인 경복궁 담장에 낙서를 사주한 이 팀장이 '낙서를 한 뒤 언론사에 제보하라'는 지시까지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이른바 이 팀장의 지시를 받고 지난달 16일 새벽 경복궁과 서울경찰청 담장에 낙서를 한 임모군(17), 김모양(16)이 MBC 포함 지상파 방송 등 언론사에 "광화문 국보에 스프레이 낙서가 있어 실시간 제보한다"며 전화를 건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김양은 제보의 신빙성을 알리려는 듯 "지나가다 보고 찍었다"며 '낙서로 얼룩진 경복궁 담장' 사진 2장까지 첨부했다.
임군과 김양은 텔레그램을 통해 만난 '이 팀장'으로부터 "낙서를 하면 수백만원을 주겠다" 라는 제의를 받고 자신들이 살고 있는 경기도 수원에서 광화문까지 와 지난달 16일 오전 1시 42분과 55분, 2시 44분 등 3차례에 걸쳐 경복궁 영추문과 서울경찰청 담벼락 등 3곳에 스프레이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등을 적은 낙서를 했다.
그들이 낙서로 훼손한 담장은 범위는 36.2m로 문화재청은 지난달 16일부터 하루 평균 29.3명의 전문가를 투입해 낙서를 지우는 한편 주변 담장과 색깔을 맞추는 복원 작업에 들어갔다.
임군과 김양이 이 팀장으로부터 실제로 받은 돈은 10만원에 불과했지만 복원 비용은 1억여원 가까이 들어간 상태다.
문화재청이 임군과 김양, 이 팀장를 상대로 손해배상 및 복원비용에 대해 청구할 예정인 가운데 경찰의 '이 팀장' 추적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팀장이 '보안 익명성'이 높은 텔레그램을 통해 임군 등과 접촉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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