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종식·해맞이도 콘서트 같아요"…한국식 송구영신 외국인들 "놀랍다"

연말연시 한국 온 외국인들 명동 거리 북적
"BTS에 손흥민…한국은 낯설지 않은 나라"

갑진년 첫 날인 1일 경복궁을 찾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2024.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서상혁 임윤지 기자 = "한국의 새해맞이는 콘서트 같아서 재밌습니다."

갑진년 첫날인 1일 낮 12시 서울 명동 거리는 외국인들로 북적였다. 노점상들이 손님맞이 준비를 채 마치지 못했는데 외국인들은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골목을 기웃거렸다. 새해를 한국에서 맞은 외국 관광객들이 'K-문화'를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친구와 함께 온 일본인 다쿠야(24·남)는 "도쿄의 시부야에서도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를 하지만 아티스트나 유명인이 나오는 한국이 더 재미있다"며 "날이 춥지만 카페나 맛집, 옷집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주에서 온 엘라(21·여)는 화장품 가게를 둘러보며 "항상 한국에 관심이 있었고 화장과 피부 관리, 음악 등 한국 문화를 즐기고 싶었다"며 "K팝도 좋아하는데 엔하이픈이 최애 가수"라며 웃었다.

엘라와 동행한 호주인 케이트(21·여)는 이날 마침 스물한 번째 생일을 맞았다며 "한국에서 생일도 맞고 새해도 맞았다"고 들뜬 표정을 지었다.

필리핀인 로즈메이(42·여)는 남편 및 자녀 4명과 연말연시를 즐기러 한국에 왔다. 이날 명동성당을 방문한 로즈메이는 "같은 아시아인이라 그런지 한국에서 역사적인 느낌을 받았다"며 "첫 해외여행인데 아름다운 한국을 머지 않아 다시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23년 12월31일 밤 12시 서울 보신각에서 열린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서 시민대표와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이 종을 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4.1.1/뉴스1

한국식 새해맞이 행사를 경험한 외국인도 적지 않았다.

이날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남산에 오른 독일인 아세나(29·여)는 "엄마와 함께 남산에 갔는데 한국인들이 일출을 보며 소원 성취를 기원하는 모습이 특이했다"며 "해가 떠오를 때 나도 흥분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전날 밤 보신각 타종 행사장에 갔다는 호주 국적의 앨리(20·여)는 "여름인 호주와 달리 한국은 겨울이라 추웠는데 타종 행사장에서는 열기를 느꼈다"며 "사람이 많았는데도 통행로도 확보하고 질서를 유지한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한국의 빠른 변화가 놀랍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영국에 살고 있는 오웬 윈저 휴스(53·남)는 "10년 전 한국에 처음 온 뒤 가끔 다시 방문했는데 그 때마다 크게 변한 모습에 놀랐다"며 "이제 BTS, 손흥민 때문에 영국에서도 한국이 더는 낯설지 않다"고 웃었다.

휴스는 "2023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밤 아내와 봉은사에 갔다가 새해도 그곳에서 맞았다"며 "아내의 나라지만 내 나라 같다"고 덧붙였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