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2023] ‘후각능력 사람 1만배’ 탐지견, 마약 청정 대한민국 만든다 ②
전국 세관·공항에 탐지견 38마리…"마약 밀반입 세관 단계에서 원천봉쇄"
- 안은나 기자
(인천=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10월 “전 사회적으로 마약과의 전쟁이 절실하다”고 말한 뒤 정부에서 그동안 마약 단속에 총력을 기울였음에도 마약사범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마약사범으로 적발된 인원은 10월 기준 2만2393명으로 이미 역대 최다, 10~20대 마약사범은 7754명으로 1년 사이 53.8%나 늘었다.
10~20대 마약사범 증가는 해외직구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다크웹 등을 통한 온라인 거래로 마약을 사고파는 범죄가 급증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해석된다.
지난 18일 훈련받은 탐지견이 직접 현장에 투입된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을 찾았다.
박지용 주무관(50)은 1996년 관세청 탐지조사요원 채용 시험에서 10:1의 경쟁을 뚫고 입사한 27년 차 베테랑이다. 어렸을 때부터 동물의 왕국 등을 보며 수의사에 대한 꿈을 키우던 그는 군대에서 군견병으로 복무하면서 대형견과의 인연이 시작됐다고 했다. 이후 수색견 등을 훈련하며 훈련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탐지조사요원 요건을 갖춰 입사했다.
박 주무관은 "입사 초창기엔 입국장에 탐지견을 데리고 다니면 지팡이로 때리는 어르신이 계실 정도로 인식이 안좋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탐지견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져서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나날이 마약 밀반입은 늘어나고 있고, 은닉 수법은 고도화 되고 있는 상황에 탐지견의 적발량은 밀반입 증가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면서 “탐지 능력을 고도화 시켜 공항만에 탐지견이 나타나 지나가기만 하면 모든 마약을 적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마약 밀반입을 세관 단계에서 원천 봉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관세청은 88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미국 관세청으로부터 폭발물탐지견 6두를 기증받은 것을 시작으로 1990년 1월부터 전국의 주요 공항·세관에 마약 탐지견을 배치했다.
탐지견은 기본적으로 탐지조사요원과 1:1로 매칭되어 움직인다. 인천공항세관에 근무하는 요원의 근무는 4일 체계로 첫날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둘째날은 오전 9시부터 익일 오전 9시까지, 셋째날은 9시 퇴근 후 휴식, 넷째날은 휴무 이렇게 4일 근무가 계속 반복된다.
인천 중구에 위치한 인천공항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는 탐지견 이온(2)과 탐지조사요원 김현욱 주무관(50)이 화물 구석구석을 뒤지며 마약 탐지 활동을 하고 있었다.
김 주무관은 “세밀한 선별 과정을 통해 마약을 적발할 때가 가장 보람있다”면서 “마약 없는 청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탐지견과 탐지조사요원으로 구성된 탐지조가 2023년 적발한 마약은 11월 기준 9,478g으로 이미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6,399g)과 비교하면 52%나 늘었다.
마약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만큼 경찰과 군에서도 올해 탐지견 도입을 추진하는 등 탐지견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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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23년 한 해 마약 뉴스가 대한민국을 뒤덮었다.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일어난 마약 음료수 사건부터 영화배우 유아인·이선균 등 톱스타들의 마약 스캔들, 마약에 취해 20대 여성을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롤스로이스 사건, 집단 마약 투약 관련 현직 경찰관 추락사 등 마약과 관련한 사건·사고 뉴스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에 대한 경각심 역시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이에 에선 마약 단속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탐지견과 탐지조사요원들을 만나 마약 단속 현장을 살펴보고 각오를 들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