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시간도 아깝다" "겨울밤 불태웠다"…성탄절 밤샘 공연에 MZ세대 열광

성탄 전야 가수 싸이 밤샘 공연에 인파 몰려
"내일도 쉬는 날…첫차 타고 집에 가면 돼요"

가수 싸이의 공연이 열리는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 입구/뉴스1 ⓒ News1 장성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장성희 기자 =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밤 10시 서울 지하철 5호선 올림픽공원역. 한 무리의 인파가 지하철에서 내리더니 걸음을 재촉한다. 늦은 시각이지만 한껏 들뜬 분위기. "제대로 밤새워 보자"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들은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으로 향했다. 가수 싸이(PSY)가 공연하는 곳이다.

공연의 이름은 '올나잇 스탠드 2023'. 제목처럼 밤새 진행된다. 정규 공연은 25일 새벽 3시에 끝나지만 앙코르가 이어지다보면 오전 4시30분까지는 계속된다. 공휴일 올림픽공원역 첫차가 오전 5시42분에 출발하니 뒷 정리 시간까지 합치면 사실상 '첫차'를 타고 집에 가는 셈이다.

공연은 22일부터 매일 하고 있는데 24일이 마지막 날이었다. 성탄 전야인 만큼 엑스(X·구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불태우고 오겠다"는 글이 넘쳐났다.

직장인 박모씨(37·남)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워낙 인기있는 가수 아닌가"라며 "어차피 25일은 쉬는 날이니 밤을 새워도 괜찮다"고 말했다.

공연 시간 40분을 앞둔 밤 11시부터 인파가 본격적으로 몰렸다. 해병대 모자를 쓰고 붉은악마 머리띠를 두르는 등 하나같이 추운 겨울밤을 열기로 녹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반바지나 치마를 입은 관객도 보였다. "막상 들어가서 놀다 보면 더워서 땀이 많이 난다"는 후기 때문이다.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지금 엄청 추운데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면 덥다는 후기가 상당히 많다"며 "물과 휴대폰 충전기를 챙겨 들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티케팅 난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11월 21일 온라인 예매 때도 10분 만에 전 좌석이 매진됐다. 당시 SNS에는 "수강신청보다 어렵다"는 글이 올라왔다.

티켓은 현장에서도 살 수 있지만 수량이 많지 않다. 누군가 취소를 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셈이다. 그래도 실낱같은 가능성에 희망을 건 이들도 다수 있었다. 30대 직장인 이모씨도 예매에는 실패했지만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하는 데 성공했다.

이씨는 "사실 어제도 밤을 새워 놀았는데 오늘도 신나게 놀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럴 때 아니면 또 언제 밤을 새우겠나"라고 웃었다.

24일 공연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 ⓒ News1 장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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