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 대입 개편 갈등…일부 "내신·수능 절대평가 확대"

대입개편특위 진보성향 위원 6명 교육부 시안 수정 요구
"내신 진로·융합선택과 수능 통합사회·과학 절대평가로"

국가교육위원회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 위원 6인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정문에서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 전면 수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2.13/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교육부가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 개편 시안'을 논의 중인 국가교육위원회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대입개편특위) 내부에서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일부 특위 위원이 공개적으로 고교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절대평가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국교위 대입개편특위 소속 강혜승·김종영·김학한·성기선·이재덕·장석웅 위원은 1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 2·3학년 내신과 수능 통합사회·과학에 절대평가를 도입하도록 시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 17명으로 구성된 대입개편특위는 교육부의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국교위 자문기구다. 이들 중 진보 성향 위원 6명이 대입개편특위가 보수 성향을 가진 위원들 중심으로 구성됐고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를 제대로 하지 못 했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10월10일 고교 내신 평가 체계를 기존 9등급에서 5등급 상대평가로 개편하고, 수능 상대평가를 유지하면서 사회·탐구영역 선택과목을 없애고 통합사회·통합과학을 도입하는 내용의 시안을 발표했다.

진보 성향 위원 6명은 그러나 교육부 시안대로 대입 개편 방안이 확정되면 수능의 영향력이 커져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선호 현상이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 위원은 통합사회·과학을 현행 영어와 한국사처럼 절대평가로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국어와 수학 과목은 지금처럼 상대평가를 유지하되 통합사회·과학에 절대평가를 먼저 도입한 뒤 점차적으로 국어와 수학에도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사전 배포한 의견서에서는 국어, 수학을 포함해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를 주장했으나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탐구영역인 통합사회·과학만 절대평가로 전환하자고 한 발 물러섰다. 전면 절대평가를 주장할 경우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이들 위원은 설명했다.

이들은 또 학생들이 자신의 희망 진로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는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리기 위해 고교 2·3학년 내신에서 진로선택과목과 융합선택과목 시험을 절대평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석웅 위원(현 국교위원·전 전남교육감)은 "고교학점제가 무력화되고 수능 비중이 커지며 잔혹한 입시 경쟁이 유지되는 문제점이 있다"며 "이런 의견을 소수의견으로 취급하고 (국가교육위와 교육부가) 대입개편안을 관철하려는 데 절망감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장 위원은 '심화수학' 도입에 관해서는 대입개편특위 내부에서 반대 의견이 만장일치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입개편안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장 위원은 "곧 국가교육위 전체회의가 열리는데 시안을 놓고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보수 성향 위원들이 수적으로 많다"며 "국가교육위는 합의제 기관이니 각 쟁점에 관한 입장들을 병렬적으로 정리해서 교육부에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성기선 위원(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교육부는 시안 발표를 미루고 있다가 10월에 발표했고, 특위 논의는 2시간 동안 17명이 돌아가며 짧게 의견을 말하며 피상적으로 이뤄졌다"며 "소수의견으로 묻힌 의견을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국가교육위 의견을 반영해 내년 2월까지 2028학년도 대입 개편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