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행세 전청조 '시그니엘 석달 살기'…월세 3500만원 단기렌트였다
- 김학진 기자,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서상혁 기자 =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의 결혼 상대였던 전청조씨(27)가 수십억대 투자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재벌 3세라고 속이기 위해 거주했던 잠실 레지던스 시그니엘이 3개월 단기 렌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박명희)는 전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전씨는 지난 올 3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유명 호텔 프랜차이즈의 숨겨진 후계자 행세를 하며 온라인 부업 세미나 수강생에게 접근해 투자 명목으로 27억2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는 지인을 대상으로 약 3억5800억원을 편취했다. 피해자는 총 27명, 피해 금액은 약 30억원이다.
전씨는 지난 6월 자신이 남성임을 증명할 목적으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1'로 시작하고, 자신의 사진이 부착된 남성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피해자들에게 제시하는 등 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 혐의도 받는다.
전씨는 사기 행각을 벌이며 자신의 '부'를 아낌없이 과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자신이 임차한 서울 소재 고급 아파트인 시그니엘에 피해자들을 초대하고, 수백만원대의 와인과 명품을 선물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를 과시해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또 뉴욕에서 태어나 외국 유명 의과대학을 졸업한 것처럼 학력을 속이고, 유명 기업인들과의 여행담이나 승마 등 호화 취미생활을 지어내 자랑했다. 미국 유명 IT 회사의 대주주 행세를 하기도 했다. 외부 활동 땐 경호원 4~5명을 상시 대동했다.
전씨는 남성 행세를 하는 동안 '즉석 만남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부유한 20대 여성 행세를 하기도 했다. 교제를 빙자해 '임신·결혼비용' 명목으로 수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의 90% 이상은 20~30대 사회초년생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일부는 연 10%를 상회하는 고금리 대출을 받기도 했다. 피해금 1억을 기준으로 매달 200만원 상당의 원리금을 납부해야 하는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전씨는 특히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월세 3500만원에 3개월 단기 임차하고 피해자들을 초대하거나, 슈퍼카 여러 대를 빌려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5성급 호텔 VIP룸과 펜트하우스에 피해자들을 초청해 '투어'를 하기도 했다. 1인당 월급 1500만원을 주고 경호원 4~5명을 상시 대동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은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전씨의 경호팀장 A씨도 공범으로 구속 기소했다. '나도 피해자'라고 주장해 온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사기 자금 21억원을 송금받아 관리하는 등 범행에 관련된 사실이 밝혀졌다.
전씨는 "미국의 모 회사가 상장 예정인데 여기에 투자해라", "당신에게만 주는 특별한 정보다" 등의 말로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시그니엘 레지던스 중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한 것으로 꼽히는 589 타입은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3500만 원에 월세가 나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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