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망 마비, 제조사도 원인 못 찾는 특수 케이스…관리 태만 아냐"
행안부 "소프트웨어 문제는 아니다…변수 모두 점검"
"라우터 노후화 아냐…이중화 돼 있으나 작동 안 돼"
- 박우영 기자, 정연주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정연주 기자 = 지난 17일 발생한 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망 '새올' 마비 사태에 대해 행정안전부가 "제조사도 여전히 문제의 라우터 포트가 고장난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특수 케이스"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29일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관리를 태만히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백브리핑에서 이재용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은 "이번 경우가 로그(흔적)만 보고 누구나 판단할 수 있는 그런 현상이 아니다 보니 초기 발견을 못 했다"며 "사고 직후 제조사인 시스코에 물어봤으나 국내에 나와있는 시스코 기술진도 미국 본사에 문의해야 했을 정도로 예외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앞서 이번 새올 행정망 마비 사태가 라우터(둘 이상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장치) 장비의 케이블을 연결하는 일부 포트의 오작동 탓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단순 하드웨어 고장이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서보람 행안부 디지털정부실장도 "포트나 모듈을 일일히 분해해서 보긴 쉽지 않다"며 "그래서 시스코에 문의를 했는데 아직 그 쪽에서도 답을 못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만 관리를 소홀히 한 건 아니라며 네트워크 문제 등에 대한 일일 점검은 매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따르면 라우터 대상으로 이뤄진 마지막 '풀 테스트'(모든 시스템을 끄고 이뤄지는 전면 테스트)는 지난해 8월이었다. 풀 테스트는 라우터 대상으로 2년에 한번씩 이뤄지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소프트웨어 이상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처음부터 장비에만 목표를 두고 점검한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부터 해서 모두 점검하고 네트워크 측면만 해도 구간별로 나눠 다른 원인이 없는지 확인했다"며 "소프트웨어는 확실히 아닌 걸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라우터가 단종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제기된 노후화 의혹에 대해 서 실장은 "단종된 것과 서비스 중단된 건 다르다"며 "컴퓨터 운영시스템 윈도우가 새 버전을 출시해도 직전 버전 서비스는 계속하는 것처럼 서비스가 되고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서비스 중단이 예고되면 빠르게 교체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따르면 관리원 내 라우터 114대 가운데 30대는 내구 연한인 9년을 경과했다.
이 원장은 "내구 연한과 노후화는 다소 다른 개념이라 노후화라고 표현하기는 그렇다"며 "경과된 경우도 1년 이내 경과가 대부분이라 상태를 계속 체크하겠다"고 말했다.
문제의 라우터에는 이중화 조치가 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 실장은 "이중화는 돼 있었으나 일부 포트에 문제가 생긴 특수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생한 공무원용 회계망 'e호조' 마비 사태에 대해서는 외부 공격이 아니라 단순 하드 디스크 불량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향후 대책에 대해 "장애가 났을 때 하는 집중 과부하 테스트까지 아니어도 단순 'yes or no' 점검을 넘어 이번과 같은 복잡한 문제점까지 점검할 수 있는 방안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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