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제 울타리 갇혔던 '환구단' 시민 품으로…12월 전면 개방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서울시가 덕수궁과 소공동 사이에 위치한 '환구단'의 울타리를 걷어내고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문화재·민간 건축물 등 저층부를 개방해 공공공간을 활성화 하기 위한 첫 번째 시도다.

서울시는 지난 10년간 철제 울타리에 둘러싸여 있던 환구단(원구단) 정문을 오는 12월부터 시민에게 전면 개방한다고 28일 밝혔다.

국가지정문화재이자 사적157호이기도 한 환구단은 1897년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의 성립을 대내외에 알리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조성했다.

그중 정문인 '원구단 정문'은 환구단의 첫 관문에 해당하는 건축물로, 1969년 우이동 옛 그린파크 호텔로 이건했다가 2009년 현재 위치로 이전 복원됐다.

시는 민간 건축물로 둘러싸인 데다 진출입부에 시야를 방해하는 여러 물리적 경계요소로 인해 고립된 환구단과 그 정문의 고유 역사성을 살리고 시민들이 더 접근하기 편리하도록 개선하고자 이번 개방을 결정했다.

조선호텔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아름다워 속칭 '환구단 뷰'라고도 불리지만 철제울타리로 단절된 정문, 열악한 주변 가로환경으로 환구단의 존재조차 모르는 시민도 많다.

이번 개방은 환구단 정문 개방을 위한 철제 울타리 철거, 화재·안전관리 계획안을 마련하고 지난달 31일 시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시는 관계부서 협업을 통해 정문 주변 철제 울타리 철거 공사 등을 11~12월에 시행하고 연내 개방을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주변과 단절된 채 존재했던 환구단 경관을 확보하는 데 더해 물리적 장벽 철거를 통한 서울광장과의 연계, 다양한 문화재와 건축물의 공존 등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중장기 계획으로 관계기관·부서, 문화재 분야 전문가 등과의 협의와 조정 과정을 거쳐 환구단 일대 열린 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환구단으로의 보행 연속성 강화는 물론 경관을 개선하여 관광명소로서 시민이 즐기며 찾는 공간이 되도록 단계별로 구체적인 계획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물리적 경계로 인해 그간 잊힌 우리 고유의 문화재 환구단이 시민의 일상과 함께하는 역사적 공간으로 재탄생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도시적 관점에서 덕수궁-서울광장-환구단이 보행 중심의 시민 공간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