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9~10일 파업…9일 출근시간은 정상운행(종합2보)
인력감축 이견에 교섭 결렬…10일 오후 6시까지 경고 파업
공사 "일방적 결렬 선언"…노조 "진전 없다면 전면 파업도"
- 박우영 기자, 권혜정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권혜정 기자 = '인력감축'을 두고 팽팽히 맞서던 서울교통공사 사측과 노조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서울의 지하철이 2년 연속 파업에 들어간다.
노조는 출근시간 등을 고려해 9일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약 하루 반나절 동안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8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며 이날 노사 간 막판 협상은 오후 9시15분쯤 최종 결렬됐다. 이날 최종 임단협은 오후 3시8분쯤 시작했으나 2분여 만에 중단됐다. 이후 6시간 넘게 실무 교섭을 이어갔으나 끝내 협상이 결렬됐다.
이양섭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 위원장은 협상 결렬 뒤 "서울교통공사 노조, 공공운수연맹 등 통합노조에 소속된 노조 간에 다소 이견 차이도 있었으나 사측의 인력감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명승필 서울교통공사 노조 위원장은 "사측의 일부 변화된 제안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공사 측은 인력감축, 안전업무 외주화 입장을 철회하지 않았다"며 "또한 정년퇴직 인력조차 채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고수, 끝내 (노사간 협의가) 재개 없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협상 결렬에 따라 노조는 9일 오전 9시부터 10일 주간근무가 진행되는 오후 6시까지, 하루 반나절 동안 '경고성' 파업에 돌입한다. 당초 노조는 9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으나 시민들의 출근길 대란을 고려해 이날 오전 9시부터 파업하기로 했다.
노조는 "서울시와 사측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촉구한다"며 "이 같은 의미로 경고 파업에 돌입하는 것으로, 이후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전면 파업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이 멈춰서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노조는 지난해 11월에도 인력 감축안을 두고 사측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며 6년 만에 총파업에 나선 바 있다.
공사는 평일 출근 시간대인 오전 7~9시 열차 운행률을 평소와 같은 100%로 유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앞서 지난 9월25일 연합교섭단 측과 최소한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유지 업무 협정'을 체결했다. 그 외 시간대는 불가피하게 운행률이 떨어져 평일 81% 수준이 될 전망이다.
공사는 퇴근 시간대인 오후 6~8시 운행률 저하로 인한 혼잡도를 완화하기 위해 비상대기 열차 7대를 대기시킨다. 혼잡도가 높은 2호선의 경우에는 임시열차 5편성을 추가한다.
공사는 파업참여자 전원에 대해 무노동무임금을 적용하고, 공사 손실 발생 시 이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입장이다. 또 시민 안전을 위해서는 본사와 서울시 지원인력 124명을 투입하고 퇴근 시간대 주요 혼잡역사에 경찰병력 392명을 배치 요청했다.
한편 이번 파업의 원인으로는 '인력감축안'에 대한 입장 차이가 꼽힌다. 서울교통공사는 재정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383명을 포함해 2026년까지 전체 정원 1만6367명의 13.5%인 2212명을 감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 측은 재정 적자의 주요 원인은 무임 수송 손실과 버스 환승·조조·정기권 할인, 수송 원가에도 못 미치는 운임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날 노조 측은 "이날 협상 과정에서 서울시가 올해 일단 383명을 외주화하고 나머지 인력은 차차 이야기해보자는 제안을 했으나 노조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설령 이 제안대로 하더라도 올해 퇴직하는 276명에 대한 공백이라도 채워달라 했으나 공사 측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결렬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이번 파업이 예고보다 빨리 그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지난해에도 인력 감축안과 관련해 사측이 한발 물러서면서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극적 타결돼 하루 만에 종료됐다.
노조 측은 "노조는 파업 중에라도 언제든 제안이 온다면 협상할 여지가 있다"며 "다만 이대로 계속 진전이 없다면 전면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공사가 겪고 있는 고질적인 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대한의 안을 제시했으나 노동조합의 일방적인 결렬 선언으로 파업은 불가피했다"며 "노조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사 측과 노조 측 모두 다음 교섭 일정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alicemunr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