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1개에 1만원"…'추석 물가'에도 활기 되찾은 전통시장

"마트보다 싸다"…추석 닷새 앞두고 곳곳 명절 분위기
사과 등 제수용 과일 가격 폭증…구매에 신중한 시민들

9월23일 오전 청량리청과물시장 ⓒ 뉴스1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김형준 기자 = 추석 연휴를 닷새 앞둔 23일 오전부터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과 청량리청과물시장은 북적였다. 추석 대목까지 겹치면서 장바구니 물가는 껑충 뛰어 오른 상태다. 그러나 추석 대목을 맞아 모처럼 전통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상인들은 고객맞이에 열을 올렸다.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주민인 윤모씨는 이날 구매한 먹거리를 보여주며 방긋 웃었다. 윤씨는 "그래도 전통시장이 마트보다 저렴하다"며 "가족과 먹으려고 갈비를 샀다"고 말했다.

바로 옆을 지나가던 시민도 "마트가면 다 포장해 놓아 무른 게 많은데 여기는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좋다"고 호평했고, 가게 주인들은 엄지를 들어 올리며 화답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올해 전통시장에서 추석 차례상 상품을 사는 데 드는 비용은 4인 기준 29만5939원으로 대형마트 평균 36만7056원보다 저렴했다. 한국물가정보를 봐도 4인 기준 전통시장 평균 비용은 30만9000원, 대형마트는 40만3280원이었다.

다만 시민들은 과일 구매에 신중한 모습이었다. 봄철 저온 피해와 여름철 집중호우 영향으로 과일 값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종갓집 며느리로 차례상을 준비 중이라는 이정희씨(69·여)는 "주말마다 와서 조금씩 차례상 용품을 구매 중"이라며 "사과 1개에 만원이고, 배 하나에 5000원을 줬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농업관측 9월호 과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만8400원이던 사과(홍로 10㎏ 기준) 도매가격은 전년 동월대비 146.5―160.6% 오른 올해 7만―7만4000원으로 급증했다.

배(신고 15㎏ 기준)의 추석 성수기 도매가격도 7만6000―8만4000원으로, 복숭아도 도매가격으로 10㎏당 4만5000원(레드골드)로 전년대비 54%가 올랐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같은 가격 상승에 대해 "주요 과일이 봄철 저온 피해와 여름철 집중호우 등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했고, 경작지가 감소해 생산량까지 줄었다"고 설명했다.

상인들도 높아진 가격에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경동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신모씨는 "이상 기온이 와서 물건이 많이 출하되지 않았고 출하돼도 많이 망가졌다'며 "손님은 평상시보다는 많은데 비싸서 팔리지도 않고 속상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종합시장에 제수용 과일이 진열돼 있다. 2023.9.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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