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 없다지만…이미 가격 3배 뛰고 '품절'도 속출

온라인 쇼핑몰서 1만3200원→3만6900원…가격 3배로
불안한 디젤차 운전자들 너도나도 요소수 구매 나서

10일 오후 서울에 위치한 한 마트에 차량룡 요소수가 진열 돼 있다. 최근 중국 정부의 요소 수출 통제로 지난 2021년 겪었던 요소수 대란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고 있다. 2023.9.1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임윤지 기자 =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 이후 요소수 가격이 널뛰고 있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요소수는 기존보다 3배 가까이 가격이 폭등했다.

정부는 재차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품절 및 가격 폭등이 이어지면서 디젤차 운전자는 물론 화물차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과거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차를 세워뒀던 아픈 기억 때문이다.

환경부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요소수 재고를 공개하는 3103개 주유소 중 97%에 재고가 있다고 밝혔다. 2021년 중국발 요소수 대란이 재현될 거라는 우려가 나오자 진화에 나선 셈이다.

현재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는 것은 비료용 요소로 차량용 요소수 제조에 필요한 원료는 수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정부는 차량용 요소 재고를 60일 분량 이상 비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불안감이 느껴진다. 21톤 윙바디 화물차를 운행하는 허재혁씨(30)는 "중국 수출 통제 기사가 나간 뒤 유통상들이 10리터에 1만3000원 정도 하던 요소수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며 "요소수 대란에 대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미리 한 통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허씨는 2021년 요소수 대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주유소에서 2시간을 기다려 수도권에서 부산까지 편도로 한 번 갈 분량인 10~20리터 요소수를 겨우 받거나 재고를 찾지 못해 수입이 아예 끊기는 상황이 벌어졌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 같은 기억이 사재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허씨는 "유통상들이 재고가 없다고 얘기하는데 가격이 좀 더 올라가면 팔 거 같다"며 "시장의 불안정 요인이 많은데 정부 대응이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10리터에 1만3200원하던 요소수가 품절 처리된 이후 3만6900원에 팔리고 있다. 환불 처리를 당한 소비자들은 "가격이 3배로 뛰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주유소에서도 요소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주유소 직원 한모씨는 "이틀 전부터 요소수가 없어서 못 팔고 있다"며 차주들이 요소수를 요구하면 어쩔 수 없이 돌려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영등포동 인근 주유소를 찾은 1톤 트럭 차주 이모씨(75)는 "재작년에 난리였는데 이번엔 정부에서 문제없을 거라 말하더라"면서도 "그래도 불안한 마음이 있어서 단골 주유소에 미리 3개월 치 재고를 좀 빼달라고 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