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나자 온열질환 발생 '급증'…고령층 중심 사망자↑
장마 종료 선언 후 나흘간 온열질환자 276명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을 중심으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30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26~29일까지 온열질환자는 27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4일과 25일 온열질환자는 각각 7명, 14명이었다가 장마 종료가 선언된 26일 46명으로 늘었다. 27일에는 65명, 28일에는 71명, 29일 73명까지 증가했다.
감시체계 운영이 시작된 지난 5월20일부터 29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1015명, 추정 사망자는 10명이다. 이중 1명이 28일, 6명이 29일에 사망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79.0%(802명), 여성이 21.0%(213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50~59세 20.7%(210명), 60~69세 16.9%(172명), 40~49세 13.9%(141명), 20~29세 13.6%(138명) 등 순이었다. 70~90세는 10.0%(101명), 80대 이상은 8.7%(88명)로 나타났다.
질환별로 살펴보면 열탈진이 51.9%(527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열경련 18.5%(188명), 열사병 16.7%(169명), 열실신 9.9%(100명) 등 순이었다.
발생 시간은 오전 10시~낮 12시가 17.8%(181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오후 3~4시 13.1%(133명), 오후 2~3시 10.5%(107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발생 장소는 논밭과 작업장, 운동장(공원) 등 실외가 81.7%(829명)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경북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경북지역의 온열질환 추정 신고는 6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2명이 숨졌고 4명이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오후 2시9분쯤 예천 감천면 관현리에서 80대 남성이 풀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체온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2시8분쯤에도 문경 마성면 외어리에서 90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밭일을 하러 갔다 온열질환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에도 경북 지역에서 밭일을 하던 80~90대 노인 4명이 숨졌다.
또 전날 오후 3시11분쯤 충북 옥천군 옥천읍 가풍리 한 주택에서 실외 작업을 하던 80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심정지 상태인 남성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발견 당시 측정된 남성의 체온은 39도까지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밀양과 남해에서는 농사일을 하던 50대 남성과 80대 여성이 사망했다. 이들은 28~29일 야외에서 밭일 등을 하다 열사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북 군산에서는 전날 오후 3시4분쯤 70대 남성이 집 마당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가족의 119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서울, 부산, 광주, 대구, 경기도(부천, 수원, 의왕 제외),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등에 폭염 경보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기상청은 "폭염으로 온열 질환 발생 가능성이 있으니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격렬한 야외 활동은 되도록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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