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지뢰' 싱크홀·포트홀…장마 시작했는데 괜찮을까

상하수관 손상이 싱크홀 주원인…인명·교통사고 일으켜
"조기 발견·예방 어려워"…지자체 레이더장비 활용 늘어

23일 낮 12시 5분께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역 인근 도로에 가로 3m, 세로 2m, 깊이 1m의 싱크홀(지반 침하)이 발생해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2022.1.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인근 도로를 갈아 엎고 배수관 청소까지 마쳤습니다."

1년 전 집중호우로 땅꺼짐(싱크홀) 현상이 발생했던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한 고등학교. 당시 교정에 하반신이 충분히 들어갈 깊이의 구멍이 생겨 학생들을 긴장시켰지만 적극적인 복구로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해 폭우에서 큰 교훈을 얻었다"며 "학교 입구에서 안으로 이어지는 통학로를 새로 깔고 장마 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장마가 본격 상륙하면서 싱크홀 비상이 걸렸다. 쏟아지는 폭우에 지반이 약해지면 땅이나 도로가 내려앉거나 꺼져 구멍이 생기고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공사 현장 부근에서 인도를 걷던 20대 여성이 싱크홀에 빠져 팔과 다리를 다쳤다. 땅이 꺼지면 교통사고가 날 가능성도 높아 장마가 다가오면서 시민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의회 김용호 의원이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7일 현재 도봉구 2건, 중랑구 2, 용산구 1건, 서초구 1건, 중구 1건, 은평구 1건, 서대문구 1건, 송파구 1건의 지반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싱크홀의 원인은 어느 정도 나와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도심 속 땅꺼짐 현상은 지하수의 흐름이 바뀌어 유실이 생기거나 공사 중 상하수관로 손상에 따른 누수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와 관련,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배수구 청소를 안하거나 배수 구조가 불량이면 물이 스며들어 땅거짐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예방이 쉽지 않다는데 있다. 어느 지점이 언제 어떻게 꺼질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나마 서울시가 지표투과레이더(GPR) 장비를 활용해 땅속 공동(空洞)을 조사해 올해 5월까지 60개의 공동을 발견하고 복구했지만 땅속의 빈틈을 다 잡아낼 수는 없다.

건축물을 삼킬 정도로 크게 발생할 수 있는 싱크홀과 달리 포트홀은 아스팔트 도로 표면 일부가 부서지거나 내려앉아 생긴 작은 구멍이어서 소홀할 수 있지만 지반 균열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해야 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차량이 포트홀을 밟으면 타이어가 파손될 수 있고 급제동에 따른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5일 광주 북구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북구 건설과 도로관리팀 직원들이 지난 집중호우로 생긴 포트홀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광주북구 제공)2021.7.15/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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