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헌 종로구청장 "'종로 모던' 통해 기회를 현실로"[서울ZOOM人]
[민선8기 1년] "종로 전체를 '문화 대전당'으로"
"인구 유입 위해 주거·교육·문화 종합 개선해야"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시대가 바뀌면서 종로에 다시 기회가 왔습니다. 기회를 현실적으로 엮어내야 하는 작업이 가장 필요한 때이고, 그 작업은 '종로 모던'이라는 한 꼭지로 수렴되죠."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은 지난 21일 뉴스1과의 취임 1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서울의 심장, 다시 뛰는 종로'를 위한 맞춤형 사업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종로가 미래문화의 산실로서 '세계의 본(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선왕조 500년의 수도이자 항일운동의 중심지, 또 '정치 1번지'로서 위상이 드높았던 종로구는 최근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중구와 선거구 통합 논의까지 이뤄지고 있다.
종로구의 인구는 지난 5월 기준 14만명으로 10년 전보다 2만명 줄었다. 노령 인구 비율은 19.9%로 강북구, 도봉구, 중구에 이어 서울 자치구 중 네 번째로 높은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 구청장은 젊은층을 포함한 종로구로의 적정한 인구 유입을 위해 주거 환경, 교육, 문화 인프라 등 다방면에 걸친 종합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주요 정책 수립의 자문 기구 역할을 할 '미래도시위원회'도 꾸렸다.
먼저 종로구만의 고유한 문화와 역사성을 살린 '문화벨트'를 만들어 종로의 신(新) 성장 동력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정 구청장의 구상이다.
최근 청와대 개방, 광화문광장 재개장, 이건희미술관의 송현동 부지 건립 확정 등 종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요인들이 풍성해졌다.
청와대부터 여러 고궁, 평창동, 송현동, 종묘, 인사동, 대학로에 이르기까지 '걸어서 누빌' 수 있는 문화관광지구를 구성하는 것이 '문화벨트'의 골자로, 대표 사업으로는 오디오 가이드 콘텐츠 '사운드워크'를 준비 중이다.
또한 소극장 117곳이 모인 대학로를 공연 예술의 메카이자 축제의 광장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6월17일에 이어 오는 7월16일, 8월19일 세 차례에 걸쳐 '대학로 주말 차 없는 거리' 시범 사업을 전개한다.
정 구청장은 "종로 전체를 박물관이자 전시관, 공연장인 '문화 대전당'으로 만들 것"이라며 "유럽은 '걷는 관광'이 활성화돼 (관광지) 주변 상권까지 함께 살고 있지 않나. 조선시대의 골목이 모두 살아 있는 종로는 다양한 이야기를 엮어서 얹을 수 있는 곳"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더불어 '탑골공원 정상화' 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탑골공원을 제대로 된 시민공원이자 녹지로 주민들께 돌려드릴 것"이라며 "독립열사들의 얼을 느낄 수 있는 자그마하면서도 의미 깊은 기념관을 하나 정도 짓겠다는 것이 계획으로 현재 관련 용역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창신·숭일동 일대 '창신 미래도시' 프로젝트를 더해 △초고층 랜드마크 △도심공항터미널 △청계천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까지 지하로 연결된 지하상가 등을 구축, 새로운 첨단 업종까지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정 구청장은 "창신동 남측 11만3000㎡(3만3000여평)의 재개발 예정 상업지구를 단일한 계획으로 통합해 효과적으로 시행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며 "거대 단일 개발로 통합되는 만큼 기대효과가 크다.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그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젊은 층이 거주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주거 환경 모델을 마련하는 데도 골몰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고층 아파트가 아닌 타운하우스와 같은 주거공간도 재산상 가치가 높을 수 있음을 한남동 사례를 통해 확인했다"며 "종로구는 100년 이상 된 명문 초·중·고등학교가 많아 주거 환경 개선을 통해 젊은층이 유입되면 인구는 금방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구청장의 또다른 역점 사업은 영어와 서당, 청년 멘토링을 결합한 종로형 교육-일자리 청년 지원 플랫폼 '국제서당'이다. 지난 14일에는 이를 위한 청년활동 거점공간인 '국제서당'을 개관했다.
정 구청장은 "아이들이 세계를 향해 뛰기를 원할 때 쓸 수 있는 무기 중 하나가 언어라고 생각한다"며 "청소년들에게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과 영어 구사 능력을 가르쳐 세계를 이끌 글로벌 리더로 육성할 것"이라는 포부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정 구청장은 "올해는 '종로 모던' 구현을 위해 재검토가 필요한 사업과 계속사업을 구분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해"라며 "앞으로도 늘 그래왔듯 주민을 섬기며 공명정대하게 구정을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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