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감염병 공동대응…글로벌보건안보구상 장관급회의 개막(종합)

30일까지 사흘간 개최…35개 회원국과 WHO 등 국제기구 200여명 참석
전문가 포럼 등 열려…마지막날 新서울선언문 채택 예정

질병관리청은 28일 보건복지부, 외교부와 공동으로 '제7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장관급 회의' 이날부터 30일까지 3일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개최한다. (질병관리청 제공)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전 세계 감염병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이후 미래 감염병을 위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질병관리청은 28일 보건복지부, 외교부와 공동으로 '제7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장관급 회의'를 이날부터 30일까지 3일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개최한다.

GHSA는 사스(SARS), 메르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생물 테러 등으로 인한 글로벌 보건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14년 각 국가 정부, 국제 기구 등의 참여로 출범된 국제 협의체다.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2015년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이번에는 '미래 감염병 대비, 함께 지키는 보건안보'를 주제로 미국, 인도네시아, 우간다 등 35개 회원국을 비롯해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등 10개 국제기구에서 200여명이 참석한다.

◇넥스트 팬데믹 대비…보건안보 국제 협력에 공감대

첫째 날 개회식은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백경란 청장은 환영사를 통해 "전 세계는 지난 3년여간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했다"며 "지금까지 6억3500만명이 넘는 확진 환자가 발생했고 660만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펜데믹은 세계 각지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제통화기금이 발표한 글로벌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누적 생산 손실은 2024년까지 약 13조80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국제사회 협력 필요성을 언급했다.

아흐메드 오그웰 오우마 아프리카 CDC 소장대행은 축사를 통해 "아프리카 속담에 '멀리 가고 싶으면 함께 가야 된다'는 말이 있다"며 "이번 펜데믹을 통해 얻은 교훈은 우리가 혼자 갈 수 없다는 것이다.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지낸 김강립 연세대 특임교수는 기조연설에서 "어떻게 하면 다음 펜데믹에 대비해 더 잘 대비할 수 있는지 검토할 때"라며 "회원국들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HSA는 이러한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도구"라며 "우리는 GHSA 하에 국제기구와 협력해 실천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 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연구가 진행되고 있엇던 것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토대가 됐다"며 감염병 바이러스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밝혔다.

◇전문가들 "법적 인프라 구축 필요"

신종 감염병 대응에 앞서 법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도 이어졌다.

소아와팍 힌조이 태국 공중보건부 국제협력과장은 '글로벌 보건안보를 위한 글로벌 지침 및 평가도구를 이용한 지속가능한 법제 준비'라는 주제로 진행된 전문가 포럼에서 "기존 법만 가지고는 팬데믹을 다 다룰 수는 없다"며 "어떤 격차가 있는지 보고, 이와 관련해서 법을 개정할 필요성이 있으면 액션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소윤 연세대의대 교수(연세대 의료법윤리학연구원장)는 "조직 체계, 인력 양성 체계, 지속적인 재정 확보 등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며 "이러한 모든 것들은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재정을 확보해야 가능하다. 공중보건 체계의 지속성 강화를 위한 여러 가지 활동에 대해 법적으로 보장 가능한지 점검하고 미래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드레아 팜 미국 보건부 차관은 전문가 포럼 환영사에서 "법적 준비를 갖는다는 것은 공중 위기 상황에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많은 인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GHSA 미래 구상, 신 서울선언문 채택 예정

GHSA 장관급 회의 둘째 날인 29일에는 선도그룹 회의와 신종감염병 대비 모의훈련 및 3개 분야 전문가 포럼과 각국 대표단 공식 만찬이 이어진다. 29일 전문가 포럼은 회원국 핵심역량 이행과 국제보건규칙 모니터링 및 평가를 주제로 각각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장관급 회의에서 GHSA의 과거 성과를 평가하고 국제사회의 노력이 필요한 영역을 확인하며, GHSA의 미래 구상을 밝히는 신(新) 서울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번 신 서울선언문에는 지난 2015년 채택된 서울선언문의 보완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백경란 청장은 "코로나19 펜데믹을 겪으면서 GHSA가 해왔던 노력과 역할, 성과와 한계 등을 평가해 향후 행동계획 보완사항을 추가로 담고자 한다"며 "법 제정이나 지속 가능한 재정 관련한 내용이 검토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GHSA 2기가 2023년 끝나게 되는데 2024년 3기 활동 방향을 제시하고 서울의 조정 사무소를 설치하거나 보건안보 역량 강화를 위해 기존 활동계획들을 더욱 더 이행할 수 있도록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kmkim@news1.kr